삼성화재, 애니카 패밀리 특약 개발

과잉수리 예상도…결국 소비자 ‘몫’

 

삼성화재가 자동차 정비업체의 과잉 수가를 낮추고 보험소비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 아래 최근 도입한 ‘애니카 패밀리 특약’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 상품은 우수정비업체를 이용할 경우 자동차관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지난 8월 개발돼 전국 400여개 정비업체를 통해 서비스 제공에 들어갔다.

서비스관련 삼성화재는 보험계약자, 정비업체, 보험사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쟁사들은 삼성측이 기대하는 긍정적 효과 못지않게 각종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며 반문하고 있다.

 

◆상품의 핵심=삼성화재의 ‘애니카 패밀리 서비스 특약’은 자체기준으로 지정한 우수자동차정비업체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수리를 요하는 자동차사고 발생으로 우수지정업체로 입고되면 △오일필터 포함한 엔진오일 교환(국내생산 배기량 3000cc 이하 휘발유 또는 LPG 사용 세단 승용차에 한정) △에어컨 항균필터 교환 △와이퍼블레이드 교체 및 부동액, 워셔액, 각종 오일류(파워스티어링 오일, 브레이크 오일) 점검과 보충 △엔진룸 세척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한편 삼성화재는 이 상품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으나 관련 심의위원회는 독창성, 보험기법 등 심사기준 미달을 이유로 개발이익보호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경쟁사의 시각=삼성화재의 독창성 주장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은 동 서비스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우수업체로 선정되지 않은 정비업체로 인한 반대급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지정받지 못한 정비업체로의 입고물량이 축소될 것이며 따라서 이들 업체의 수익성 만회를 위한 과잉수리 또는 허위청구 사례 증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정업체도 이 같은 예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삼성화재 ‘애니카 패밀리 특약’은 통상 단가가 3~4만원인 엔진오일 교환을 1만원으로 제공한다. 따라서 제휴 정비업체라 해도 일부의 경우 과잉 및 허위청구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물차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져 전체 소비자의 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경쟁사들은 보험사와 정비업체간 불공정한 지위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하는 분위기다. 앞서 우려되는 것과 반대로 보험사와 지속된 제휴관계를 위해 정비업체가 합리적이고 적정한 수준의 보험금을 청구하기보다 낮은 수준의 보험금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공정거래 행위는 문란해질 수밖에 없다.

상품 판매에 따른 소비자의 모럴헤저드 발생 가능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유는 단순하다. 특약 약관에 따라 보험금 청구포기환입 제도 이용 시 1만원으로 엔진오일, 항균필터 교환 등이 가능하므로 불필요 보험금 청구를 야기할 거라는 것.

이러한 내용의 고객 보험금 청구포기환입제도 부당성도 지적됐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약관에 의하면 고객이 차량보험금을 보험사에 반환할 경우 서비스 정산비용으로 1만원을 추가 반환해야 한다.

풀어서 보면 서비스 제공이 고객의 선택이 아닌 자동적으로 제공하는 상황(서비스 제공 불능 시 향후 서비스 이용가능 쿠폰을 제공)에서 고객은 서비스 이용을 강요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무료인 듯 제공받은 서비스에 대한 추후 비용 지불에 대한 불쾌감이 생길 수 있다.

<張勝鎬 기자>js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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