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상해 등 주요도시에 PB센터 설치

작년말 현재 100만불 부호 37만명 넘어

 

중국 금융시장에도 프라이빗 뱅킹(PB)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에서 PB는 씨티뱅크에서 출발한다.

씨티은행은 지난 2006년 3월 외국계는 물론 중국계 최초로 PB 업무를 시작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중국은행은 2007년 3월 스코틀랜드 왕립은행과 합작을 맺고 PB업무를 도입했으며 뒤이어 스탠다드챠타드은행과 초상은행, 중신은행 등이 PB센터를 설립하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PB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가히 폭발적으로 PB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교통은행은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PB센터를 설립했고, 공상은행도 상하이와 광저우에서 PB 업무를 시작했다.

스코틀랜드 왕립은행과 합작을 통해 PB 시장에 뛰어든 중국은행은 업무 영역을 마카오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초상은행은 상하이에 새로운 PB센터를 설립했다.

이밖에 광대은행과 민생은행 등 민영은행들도 PB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외국계은행들의 PB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씨티은행과 도이치뱅크 등 앞서 PB 업무를 시작한 은행들도 업무 지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여타 외자은행들도 앞다퉈 PB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PB 시장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HSBC의 리차드 요크 은행장은 중국 진출을 발표하면서 비교적 젊고 리스크 선호도가 높은 청년사업가를 주 타깃으로 한 PB 전략을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중대형으로 인식돼 왔던 동아은행 역시 지난 4월부터 PB 업무를 시작했다.

동아은행은 중국내 점포망이 여타 외자은행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PB 시장의 복병으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한편 PB의 최저 자산과 관련 은행들은 상이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100만달러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은 1000만달러를 최저자산으로 결정한 반면 교통은행은 20% 정도인 200만달러를 PB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여타 은행들도 대부분 100만달러 혹은 800만 위안 정도를 최저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계 은행들은 경쟁력을 갖춘 외국계 은행과의 경쟁을 감안해 최고 부유층보다는 중간급 부유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이 중국 PB 시장의 특징이다.

이처럼 중국 PB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신흥 부호가 대규모 형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0~20년 사이 중국 부호의 성장 속도는 세계 최고일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따른 PB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10월 보스턴컨설팅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소유한 가구는 지난 2001년 12.4만 가구에서 2006년에는 31만 가구로 확대됐으며 이같은 백만장자는 오는 2011년 60.9만 가구로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또 지난 4월 씨티은행 PB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말 기준 중국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부호는 전년대비 14% 성장한 37.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들 부호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개 도시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호들이 집중돼 있는 중국의 PB는 그만큼 PB 시장의 발전을 가속화시키는 발판이 되고 있으며, 은행들의 PB 경쟁을 유발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PB 열풍의 또다른 원인에는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올해들어 중국 정부가 은행의 대출을 강력하게 규제한 결과 은행들은 PB 업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상업은행들의 수익 원천이었던 이자 수입이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예대마진에 의한 순익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높은 PB 업무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한편 중국계은행과 외국계은행은 PB에서도 차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은행의 경우 현지 시장 및 고객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문화를 감안할 때 기존 거래고객들이 PB 서비스 역시 같은 은행을 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외국계은행은 PB의 역사가 긴 만큼 서비스가 안정적이고 관리경험이 풍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효과적인 자산관리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의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는 중국의 신흥 부호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결국 양자간의 경쟁은 중국 부호의 특성에 적합한 PB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부에 승패에 갈릴 전망이다.

아울러 첫 발을 디딘 중국 PB 시장의 활성화 여부 역시 자산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고 있는 PB 수요에도 불구하고 발전이 더딘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서비스의 혼합경영을 금지하고 있는 중국 금융시장의 제도적인 제약을 원인으로 꼬집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신탁, 보험 등과 은행업무의 혼합 경영이 가능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PB가 실현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趙誠俊 기자>sung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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