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쇼어링 커밍아웃 시동”

금융IT 분야 공격적 영업 괄목
현지화 전략 전방위 구사 성과
인프라 중심서 응용 개발 확대

국내 IT서비스 업체(이하 SI업체)의 글로벌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역동적 금융환경에 접목된 IT는 중국을 비롯한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후퇴가 가져올 내년 불확실성에 있어 국내 SI업체의 글로벌 경영 축은 어디로 둬야 할 것인가.

과거 해외 진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수발주 영업방식을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결단을 통한 보다 고품질, 고급화된 전략을 수립해 공격경영을 강화할 것인가

본지에서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IBM, LG CNS의 중국 글로벌 경영 방식을 통해 국내 IT업계 신성장동력을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금융IT 기회의 땅 ‘중국’...

베이징 올림픽 전후를 거치며 중국 경제상황은 ‘그저 그렇다’ 정도로 정리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음에도 정책적 방어가 눈에 띄는 점이지만 그렇다고 폭발적 신규투자가 예고돼 있지도 않다.

다만 중국내 진출한 한국 기업인의 눈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소할 국가는 중국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생산과 소비 이 두가지 분야에서 중국만큼 매력적인 시장은 없다는 것이다.

김양호 LG CNS 중국법인장은 “IT분야만 놓고 볼때 중국은 풍부한 투자 여력이 있는 시장”이라며 “인건비 상승, 물가 인상은 결국 금융환경을 IT자동화로 견인할 것이고 이는 LG CNS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의 선진 금융기법과 그 환경에서 파생된 금융IT 산출물은 중국 금융사가 가장 크게 관심을 끄는 분야다.

심지어 최근 한국에 도입되기 시작한 듀얼모니터 ATM기의 경우 중국 은행들이 자행의 수익모델로 활용하기 위해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즉 전통적 은행업무 외에 내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비즈니스를 수익모델로 삼아 듀얼모니터에서 서비스한다는 식이다.

국내 은행들이 듀얼모니터 탑재 ATM기에 자행 브랜드 광고나 금융상품 광고를 하는 것에 비해 파격적인 행보라 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ATM업계 한 관계자는 “역동적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중국인에게도 통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중국 현지법인화라는 테제는 중국화에 덧붙인 한국인의 문화융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중국에 진출한 LG CNS는 국내 은행 중국 현지법인의 IT인프라 제공에 큰 공헌을 했다.

우리, 신한, 하나, 산업은행의 IT인프라를 제공함은 물론 최근 중국내 리테일 영업을 준비 중인 외환은행 코어뱅킹 시스템 유치에도 성공했다.

물론 오프쇼어링(중국 현지개발)이 아니지만 외환은행 코어뱅킹 시스템 유치 성공은 장차 한국 IT기업이 중국 및 글로벌 경영에 있어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LG CNS 김양호 법인장은 “오프쇼어링은 전문화된 중국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능력”이라며 “LG CNS는 총 400명의 중국 현지 개발직원들을 보유, 중국화된 IT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김 법인장은 이어 “중국 개발센터 외에 한국 고객이 필요하다면 인도 개발센터를 활용할 수 있어 선택의 폭과 개발 산출물에 대한 만족도 역시 충분한 상황”이라고 오프쇼어링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LG CNS의 글로벌 금융IT 접목 시도는 향후 IBM, HP를 능가하는 중국내 거대 IT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즉 외환은행 국외전산 코어뱅킹 개발은 한국에서 진행되지만 그 개발산출물을 들고 중국 진출 한국계 은행, 중국 은행 등을 공략할 경우 역외 오프쇼어링 시장까지 넘볼 수 있다.

과거 일주일에 1000만원 이상 들여 글로벌 IT기업 전문가를 초빙한 사례가 한국 금융IT 인력이 중국내에서 매출을 일으킨다는 얘기다.

이같은 공격적 영업에 힘입어 LG CNS 중국법인은 2010년 2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IBM, 교과서 같은 오프쇼어링

글로벌 기업 IBM의 오프쇼어링은 정평이 나 있다. 글로벌 기업답게 이미 오래전부터 구매센터, 딜리버리센터를 중국, 인도, 유럽 등에서 운영중이다.

IBM 글로벌 딜리버리 네트워크는 전 세계 36개국에 분포하고 있다.

분포지역은 아르헨티나, 호주, 벨라루시, 브라질, 캐나다, 중국, 코스타리카, 체코, 이집트, 잉글랜드, 헝가리, 인도, 아일랜드, 일본, 리투아니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필리핀, 폴란드, 루마니아, 남아프리카, 스코틀랜드, 스페인, 슬로바키아, 대만, 트리니다드, 영국, 미국,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이다.

이 36개국에 걸친 서비스 딜리버리 네트워크를 가진 IBM의 각 센터들은 가장 적합한 장소에서 적절한 비용으로 고객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로 지난 10여년간 34만건에 달하는 서비스가 수행됐다.

미국, 캐나다, 유럽의 72개에 달하는 IBM 서비스 딜리버리 센터는 현지 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센터들은 고객의 본사가 위치한 나라에서 고객 비즈니스 영역의 지식과 경험, 딜리버리 전문성, 비즈니스 통찰력, 이노베이션 리더십을 함께 접목해 비교할 수 없는 IBM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IBM의 딜리버리 서비스 규모를 살펴보면 1만4000개의 팀이 한달 동안 39개국 26개 언어로 서비스되는 21개 글로벌 콜센터로 접수된 3700만 전화상담 건 중 410만 고객에게 IT 인프라 엔드유저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IBM 딜리버리 서비스의 경우 대련, 상해, 심천, 청도 등 4개 지역에 딜리버리 센터를 운영중이다.

한국내 금융기업과 밀접한 센터는 대련으로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 개발 부분 지원, 알리안츠 생명 및 태평양 IT아웃소싱 등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상해 딜리버리 센터는 일본, 미국을 겨냥한 센터로 패키지 개발 및 중국 국내 기업 AS서비스까지 전담하고 있다.

심천에 위치한 딜리버리 센터는 홍콩 비즈니스를 전담한다. 지역 특성상 금융분야 오프쇼어 아웃소싱 개발과 각종 서비스, 컨택센터 및 콜센터를 전담하고 있다.

청도의 경우 IBM 내부 개발, 즉 IBM 글로벌 경영에 필요한 운영을 전담하고 있고 구매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LG CNS와 IBM의 사례는 글로벌 IT기업의 21세기형 생존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즉 생산성 측면에서 글로벌 IT인재 풀을 활용할 경우 비용절감과 함께 전문가 그룹에 의한 체계적 IT서비스 지원을 받는다는 강점이 있다.

오프쇼어링은 이같은 비용효율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시작된다. 다만 역으로 국내 인력의 해외 파견 및 글로벌 금융IT 시장 진출도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한국IBM 이휘성 사장은 지난 8일 중국 심천에서 “그동안 한국에서 오프쇼어링을 논의하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며 “그러나 이제는 한국 IT인력이 적극적 의미의 경제성, 전문성 논리에 따라 글로벌 오프쇼어링 시장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과거 개발 해외 이전으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東起 기자>kdk@kbanker.co.kr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란

오프쇼어 아웃소싱이란 선진국의 IT 관련 서비스를 비용이 낮은 역외로 이전시켜 원격 관리, 운영하는 경영 기법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콜센터 운영,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회계 데이터 작성 등 단순 노동 집약적인 업무를 임금이 낮은 국가의 현지 인력을 사용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

인도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의 시간당 임금은 18~26 달러로, 미국 및 유럽 지역의 55~65 달러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이 인도로부터의 IT 아웃소싱을 통해 연간 30~50%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업의 IT 업무 중에서 8%가 해외로 이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오프쇼어 아웃소싱 시장이 연평균 40%씩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듯 오프쇼어 아웃소싱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보이자 최근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일부 국가들의 오프쇼어 아웃소싱의 신기지로 부상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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