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체육대회 빌미 술파티 눈총

영업 현장 괴리감에 곳곳서 탄식

 

#단상 하나.

A은행 B지점. 전화기가 울린다. 한 번, 두 번, 세 번...계속 울리는 전화기를 받는 사람이 없다. 월말이라 바쁜 탓도 있지만 누구 하나 전화기를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다. 왜 그럴까.

영업점 한 직원은 “요즘 전화받기가 두렵다. 펀드 손실에 대한 고객불만이 폭증하는데 마땅히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죄송하다는 말 외에는 전망을 내놓기도, 포트폴리오를 바꿔보라는 얘기를 하기도 난처하다”고 말했다.

은행 지점의 직원들은 어떤 전화내용인지 확인도 없이 막연한 고객항의 전화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심지어 휴대전화를 바꾼 직원도 나오고 있다. 펀드 손실 관련 고객 항의 전화를 견디다 못한 궁여지책이다.

하루하루가 전쟁이라는게 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은행 직원들의 각종 스트레스성 건강 적신호도 늘고 있다.

 

#단상 둘.

하나은행 중국법인. 지성규 부행장은 어떻게 해서든 외화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달초에는 금융위기가 확산되자 5억달러를 긴급 조달해 한국 모행에 보내왔다. 자금부가 오아시스를 만난 것은 분명했고 김승유 회장까지 나서 중국법인의 활동에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김 회장은 지성규 부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법인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금융시장 혼란에 적지 않게 걱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경영진까지 작금의 금융위기를 극복하자는 공감대에 영업현장 전면에서 몸을 불사르고 있다.

 

#단상 셋.

날이 갈수록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누구나할 것 없이 처절한 몸부림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노조는 다른 세상인것 같다.

지난달 30일 금노는 원당 하나은행 운동장에서 전국은행산업협의회 체육대회를 가졌다.

이날 체육대회에는 금노 소속 은행 각 지부간부 등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명목상 체육대회지 사실은 술자리가 어우러진 회식자리다.

영업점 한 직원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각종 행사가 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금노 스스로가 본분을 망각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한편 이날 30일은 임금과 관련 산별중앙교섭이 있었다.

이날 공단협은 또다시 임금부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오는 4일로 연기됐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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