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능력·가입자 교육 부족

사업자간 경쟁과열로 본질소홀

 

퇴직연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는 지난 4일 조선호텔에서 기업주 및 기업퇴직연금담당자, 근로자 대표 및 관련 분야 종사자 2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퇴직연금과 자산배분’이란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단기 저축의 개념으로 운용되고 있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와 전략적 자산배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노동부 근로기준국 이기권 국장은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이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확산 중이며 2010년을 전후해 정착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근로자의 제도에 대한 이해부족, 중간정산 제약 등과 사용자의 노사관계 차원의 협의·협상에 대한 부담, 제도 도입 및 설계 역량 부족 등이 퇴직연금의 보다 빠른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이 국장은 지적했다.

이에 법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 내년 7월 1일부터 개정된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관련법 개정의 주요내용은 △가입자별 복수제도 허용 △퇴직연금 중간정산 요건 강화 △신설사업장 퇴직연금 자동설정 △개인형 퇴직연금 활성화 등이다.

이 국장은 “퇴직급여제도 확대적용을 위해 잦은 이직, 영세성 등 4인 이하 사업 특성에 맞는 퇴직급여제도 등을 검토 중이며 퇴직보험·신탁제도를 2010말에 폐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류재광 박사는 ‘퇴직연금 자산배분의 현황과 진단’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퇴직연금자산이 주로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으로 배분돼 있다고 지적했다.

류 박사는 “연금사업자의 컨설팅능력의 미흡으로 인해 기업의 상황을 고려한 자산배분컨설팅서비스보다는 자사 상품인 단기 원리금보장 상품위주의 자산배분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위험자산 투자한도 규제 △기업·근로자의 자산운용경험부족 및 교육기회 부족 △시장선점을 위한 연금사업간 경쟁과열로 자산배분 시 퇴직연금 본질 소홀 등을 단기저축형 자산배분의 원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류 박사는 “단기저축형 자산배분에서 장기투자형으로 전환을 위한 방안으로 DB형은 투자정책서를 활용해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고 DC형은 가입자교육 활성화를 통해 근로자의 자산배분역량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번 세미나를 주관한 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많은 퇴직연금사업자들이 가격경쟁에 집중해 퇴직연금 본질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자산배분 컨설팅, 양질의 가입자 교육 등 퇴직연금 사업자로서 본연의 역량을 갖춘 사업자를 선택하고 장기적 시작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尹惠鎭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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