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投證 … 노사 고용보장 위한 합의로 ‘안정’

HMC證 … 조직개편 및 과중한 업무로 ‘불만’

 

현대가에 인수된 두개 증권사가 서로 다른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가 현대중공업인 HI투자증권(대표 서태환)은 조직개편 없이 인수과정을 거쳤다. 반면 HMC투자증권(대표 제갈걸)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인해 옛 신흥증권 직원들의 불만 등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옛 CJ투자증권 직원들이 그대로 고용된 HI투자증권은 현재 대주주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신 사업을 추진하는 등 안정된 분위기다.

HI투자증권 조성현 과장은 “대부분 회사가 인수될 경우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의 경우 노사 측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아무런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인수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CJ그룹이 대주주인 시절 증권사 매각 의사를 밝히자 노조는 경영진에 인수회사로 동종업계나 외국계 회사는 제외할 것과 고용 보장 등 요건을 제시했고 이를 CJ그룹은 받아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요건들을 통해 인수회사로 현대중공업이 결정됐으며 노조는 현대중공업에도 고용보장 등 요건을 제시했고 현대중공업 또한 이를 수용했다.

이처럼 HI투자증권이 인수되기까지 노사측은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등 노력을 했으며 인수된 후에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수단이 5명만 내려와 기존 직원들이 혼란없이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조 과장은 “현대중공업이 기존 직원들의 능력과 증권사의 위상을 인정해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는 구 신흥증권을 인수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이로 인한 기존 직원들의 불만과 새로운 직원들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옛 신흥증권이 인수되고 현대차로부터 인수단이 총 30여명 내려왔으며 이들은 금융전문가가 아닌 관계로 오기 전 한 달간 금융관련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옛 신흥증권 당시에도 노조가 존재하지 않았고 HI투자증권과 같은 의사결정과정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증권사를 필요로 해 옛 신흥증권을 인수했지만 업계 아무런 위상도 확보하지 못한 신흥증권의 직원들의 능력은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존 직원들은 반감이 들었어도 노조가 없는 관계로 반발할 수 있는 분위기도 갖춰지지 않았을 것”이며 “실제로 채권금융팀은 팀장을 비롯해 12명 직원들이 한꺼번에 타 증권사로 이동하기도 했다”고 그는 밝혔다. 

실제로 이 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임원 중 신흥증권 출신은 준법감사인 이민종 상무뿐이며 현대 계열사 출신이 상당수를 차지고 하고 있다.

더불어 증권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도 제조업 특유의 ‘밀어붙이기’식 사업을 추진해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HMC투자증권은 회사 내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업계로 새어 나온 직원들의 불만은 쉽게 잠재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상반기(4~9월) 하이투자증권 평균 연봉은 56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HMC투자증권 평균 연봉은 2900만원에 머물렀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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