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유동성 확보 더 시급

비용 대비 효과성 없어 주춤

 

유진투자증권 지분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위축으로 인해 기업들이 증권사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유동성 확보가 중대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 중인 3개 기업들도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 선회와 함께 유진투자증권 인수 시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 유진투자증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 중인 기업은 3곳.

이미 유진투자증권 인수고려를 공식화한 KB금융지주와 과거 서울증권(전 유진투자증권) 인수를 놓고 유진그룹과 경쟁을 했던 한주흥산 그리고 사모펀드가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실사 중인 KB금융지주를 비롯해 2곳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매각 자체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 인수 후보자 가운데 가장 유력한 KB금융지주도 적극적인 인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국민은행이 연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만큼 증권사를 인수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KB투자증권이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을 모델로 한 만큼 굳이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민은행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자회사 지분 확보를 위해 상당한 현금이 사용된 만큼 현재 충분한 자금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유진투자증권 인수 시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은 매각이 결정되기까지 많은 우수 인력이 이탈한 상황”이라며 “다소 이직률이 높지 않고 유진의 강점인 자산운용인력이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심지어 유진선물 외 볼 것이 없다는 실사보고서가 나왔다는 후문까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인수 후보자로 지목된 한주흥산도 유진투자증권 인수에 대해 과거만큼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주흥산은 ‘빨간마후라’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신영균 회장이 오랜 기간 이끌어온 건설부동산임대회사다.

그는 더불어 “사모펀드가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하게 된다면 향후 투자목적인 이익을 챙기고 또다시 증권사를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그룹은 9월 초 삼성증권과 크레디스위스(CS) 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지난 11월 초부터 본격적인 실사가 들어갔다. 이에 대한 결과는 오는 12월 말이나 늦어도 1월까지는 결정될 것이라고 유진그룹측은 밝혔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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