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급격히 진행

상품가격도 변동성 확대

▲     © 대한금융신문

“동조화된 글로벌 경제 호황 및 포괄적 자산 버블은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닥터 둠’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Marc Faber)가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마크 파버는 지난 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범 3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연동성이 글로벌 침체로 이어질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신용 위기는 심각한 상황에 와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현재의 신용위기를 일으킨 주범인 통화 확장 정책은 애초부터 잘못된 처방”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마크 파버는 중앙은행이 과잉 성장한 자산 시장의 주범이기 때문에 긴축 정책을 실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미국 정부가 이자율을 낮추고 통화 확장 정책을 실시하거나 국가 재정을 이용한 경기부양책을 추가적으로 실시할 수 있지만 결국 이런 정책들은 인플레이션을 촉진시키고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란 게 마크 파버의 주장이다.

마크 파버는 “미국 정부와 정부 산하의 기관들이 잇따라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불경기에 시달려 미국의 불황은 심화될 것”이라며 “경상수지적자 감소는 글로벌 유동성을 더욱 위축되게 만들고 글로벌 유동성의 위축은 상품(Commodity)을 포함한 자산가격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이 매우 빠른 속도로 연이어 발생, 세계적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마크 파버는 예상했다.

한편 마크 파버는 국제적 침체 속에서도 일부 지역과 산업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불황일 때에도 상당수 국가나 상품가격은 확장세를 보일 수 있으며 그 결과 중국과 인도 등의 상품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마크 파버는 상당수 주식시장이 이미 크게 하락해 선별적으로 매수 기회가 발생하고 있으며 투자기회는 큰 폭으로 조정받은 상품시장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마크 파버는 “상품가격이 50% 정도 조정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장기적으로 상품가격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자원이 풍부한 신흥국들은 유망하지만 금융허브 지역의 시장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파버는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1970년대와 같이 모든 자산시장에서 상승과 하락이 크게 반복해 발생할 수 있다”며 급격한 조정에 대비하길 당부했다.

마크 파버는 상품가격 상승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및 금리가 앞으로 수년간 상승할 수 있으며 자원 민족주의와 자원 확보를 위한 지정학적 대립이 국제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