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복지 담보로 재원 마련

정사원 채용 여부는 미지수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인턴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인턴사원은 단순 아르바이트에 그치고 있으며 정식 채용 기회는 사실상 미지수다.
 
또한 인턴사원 급여 마련을 위해 임금 삭감 및 연월차 강제사용 등 현장 직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청년인턴제는 늘어나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본지 2009년 1월 12일자 3면, 은행권 청년인턴제 ‘생색내기’ 참조>
 
 
◆인턴 직무, 단순업무 수준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의 인턴사원 규모는 향후 채용계획까지 포함해 66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시중은행의 인턴 프로그램에 따라 집합교육 1회 실시 후 본사 및 영업점으로 배정, 짧게는 4주에서 6개월 동안 은행업무를 경험한다.<표 참조>
 
그러나 지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직무가 최근 강화된 고객보호의무로 인해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구영업부터 고객보호의무가 강화돼 인턴사원에게 판촉 및 전산보조업무를 맡기기에 부담스럽다”며 “지점내 고객응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취업희망자의 만족도 또한 낮다.
 
최근 인턴을 수료한 참가자는 “5주라는 짧은 시간안에 은행업무를 배웠다고 하기엔 부족하다”며 “일부 참가자는 하루종일 지점에서 복사, 심부름 등 잡무에 그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외환은행의 경우 인천공항,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 등 영업점 특성상 주말근무, 야근도 함께한 인턴사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영업 지역의 특성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이 다를 뿐”이라며 “주 5일 8시간 근무는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턴 사원 급여는 어디서
시중은행 인턴사원의 월 급여는 중식비, 교통비, 실습비를 포함해 약 100만원 수준이다.
 
이로 인해 각 은행은 수십억원의 비용지출이 예상돼 재원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방안이 대졸 신입 은행원 임금 삭감과 직원 연월차 강제사용이다.
 
현재 추진단계에서 각 노동조합과 마찰도 예상된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임금삭감은 노사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할 수 없다”며 “노사화합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정부정책이 오히려 노사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상·하반기 각각 600여명 인턴채용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재원마련을 위해 직원들의 연월차 사용을 독려키로 해 노동조합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의 연·월차 사용여부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정부정책을 따르기 위해 직원들의 후생복지를 담보로 할 순 없다”고 일갈했다.
 
우리은행은 직원들의 연월차 사용시 120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직원 채용 가능성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 규모 및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6개월 인턴과정을 수료해도 정직원으로 채용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턴 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공채가 있어도 이들이 다른 입사 후보생보다 뛰어나다고 단정짓기 모호하다”고 밝혔다.
 
이는 인턴사원의 업무가 단순·보조업무로 제한돼 있고 기간도 짧아 실질적인 은행경력을 쌓았다고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로 인해 일각에서는 ‘청년인턴제’가 또다른 비정규직을 양성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는 명분이야 그럴듯하지만 정부의 압력에 못이겨 채용 이후 대책도 없이 인턴사원을 남발할 경우 인턴에게도 기업에게도 득보다 실이 클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목표와 방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청년실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단기적 인턴제도보다 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것이 해답일 수 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시중은행 청년인턴제 현황
 

 은행 

 기간 

 인원 

 급여

 향후 공채 시기 

 우리 

 5주 

 750명 

 100만원 

 없음

 

 6개월 

 600명 

 100만원 

 없음 

 국민 

 4주 

 650명

 120만원 

 없음

 

 6개월 

 200명 

 120만원 

 없음

 신한

 6개월 

 600명 

 - 

 없음

 하나 

 6개월 

 500명 

 120만원 

 10월 중 실시

 외환

 4주 

 100명 

 - 

 없음

 기업 

 6주 

 102명 

 110만원 

 없음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