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조정이 결정적 발단

그동안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 국제 카드브랜드 중 국내시장 점유율을 80%대까지 끌어올린 비자가 카드사들로부터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다.
 
국내 카드사들의 의견 및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운데 최근 브랜드이용 수수료율 인상 계획을 밀어 붙였기 때문이다.
 
비자코리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 대해서만 오는 7월부터 해외결제 수수료율 1.0%에서 1.2%, 국내카드 이용 수수료율 0.03%에서 0.04%로 인상하겠다고 각 카드사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자의 방침이 카드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급기야 BC카드 장형덕 사장은 지난 18일 국내 카드사 대표들이 주축이 된 비자카드 고위자문위원회 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장 사장은 “비자의 한국에 대한 차별적인 수수료 인상 조치가 고위자문위원회를 통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면서 “지난 2~3년간의 수수료 인상에 이어 이번 해외이용 수수료 및 분담금 추가 인상은 비자가 한국 카드시장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회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비자카드는 해외결제 수수료율 인상안의 철회 방침을 밝히고 카드사들을 방문, 불쾌감을 진정시키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4월부터 회원사가 부담하는 국내 카드이용 수수료율 인상은 계획대로 추진키로 했다.
 
따라서 비자카드와 국내 카드사간의 갈등과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국제카드사에 대한 국내 이용수수료 지급과 관련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며 비자카드의 국내 이용 수수료율 책정 근거에 대한 합리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자 국내점유율 하락 전망
 
이번 비자 수수료율 파문 과정에서 BC카드는 자체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장형덕 사장은 “비자카드 발급을 전면 재검토 하는 한편 향후 BC브랜드 자체만으로도 해외에서 카드 사용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BC카드의 이 같은 입장은 단순 엄포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주지역 네트워크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BC카드는 올 상반기 내 미국의 카드 네트워크 업체와 제휴, 국제브랜드 없이도 미국에서 카드사용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BC카드는 해외네트워크를 한국 고객들이 자주 찾는 아시아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체 해외망이 완료될 경우 비자 등 국제브랜드의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
 
1월 현재 BC카드 회원 5200만장(유효카드 기준) 중 2060만장(40%)이 비자브랜드를 이용하고 있으며 14% 가량이 마스터브랜드를 사용중이다.
 
<張勝鎬 기자>js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