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 정상화 後 매각’ 가능성 높아

오는 31일 명퇴자 한해 최종발령
 
 
유진투자증권이 다시 한번 매각설에 휘말릴 전망이다.
 
지난 20일까지 유진투자증권은 입사 연차에 관계없이 정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매각으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르네상스PEF 인수합병 결렬 이후 잠잠했던 유진투자증권 매각설이 이번 구조조정 단행으로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구조조정 단행을 놓고 업계에서는 이미 예정된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이 나효승 신임 대표를 영입하면서 구조조정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과거 세종증권, CJ투자증권 인수합병 전에도 나 대표가 뽑아든 카드는 구조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 대표 특유의 영업능력으로 유진투자증권을 정상화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매각을 목표로 한 몸값 올리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다시 한번 매각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그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에 대한 부담감을 줄인다면 M&A(인수합병)시장에 내놓았을 때 과거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 있을 수 있다”며 고조된 M&A 분위기를 전했다.
 
한 전문가도 슬림화를 통해 매각으로 가는 연장선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A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과거 다른 증권사의 사례를 통해서 나 대표의 구조조정을 통한 슬림화는 이미 업계에서 예상했던 일이었으며 현재 유진투자증권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현상은 매각 전에 나타나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서 이때 M&A에 대한 니즈가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특정 대상을 거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KB그룹이 인수가능성도 있지만 과거 KB그룹에서 제시한 매수가와 유진그룹이 원했던 매도가 차가 심했기 때문에 M&A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매도가가 내려가고 매수가가 올라가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다”고 리서치 센터장은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과거 한번 M&A 과정에서 결렬이 됐기 때문에 매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기는 어렵다”며 “이번 구조조정이 매각을 위한 슬림화인지, 독자생존을 위한 슬림화인지는 내부의사결정자만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은 근거가 없는 소문일 뿐이며 더 이상 매각은 없다고 단정지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조직재정비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며 “과거 우리 회사는 대형사를 모델로 했으나 최근 모델을 변경하면서 이에 따라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구체적인 명퇴 인원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니며 업계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매각으로 가는 수순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일까지 명퇴 신청을 받아 오는 25일까지 인사위원회의 심의 및 결정을 마치고 이어 31일에 명퇴자에 한해 최종 퇴직 발령을 낼 예정이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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