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대출보다 만기연장, 보증 확대 늘어

중견기업, 소상공인 자금지원 미흡 지적
 
 
정부정책에 힘입어 중기지원은 순탄하게 진행됐지만 중견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1분기 중소기업 자금사정 현황보고를 통해 중소기업 대출이 총 9조9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 평균 3조3000억원으로 과거 5년간 대출 증가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가계대출 증가액 및 대기업 대출 증가액에 비해서도 높은 증가세를 시현했다고 금융위원회는 밝혔다.
 
그러나 실속은 은행 중기대출은 정부의 보증지원에만 의존한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별 지원실적을 단순 합산한 결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신규여신 규모는 2조8459억원, 만기연장은 6조8148억원이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부 대출이라는 게 은행 실무자들의 설명이다.
 
신보와 기보가 1분기에 신규로 공급한 보증은 각각 5조9000억원, 2조7000여억원으로 총 8조6635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중소기업 대출과 신규 보증액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고 신규 보증 가운데 1조원 정도는 은행의 출연에 의한 것”이라며 “다만 2월부터 보증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경기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있고 나중에 경매도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담보대출도 쉽지 않다”며 “은행이나 기업 모두 신·기보나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부 대출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편 소상공인, 중견기업의 자금사정은 악화되고 있어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회수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중소기업 범위를 넘어선 중견기업의 경우 자금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대기업에 속하는 이들의 대출현황은 지난 1월 3조1000억원으로 증가추세를 이뤘지만 2월, 3월 각각 4000억원, 5000억원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국민은행 등 7개 은행이 500억원을 특별출연해 은행추천 소상공인에게 최대 6000억원까지 보증지원하고 소상공인 담보부보증제도 대상 기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833억원을 특별 출연해 중견·중소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1조원가량을 채권담보부증권(P-CBO) 형태로 매입해 자금난을 덜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정부는 구조조정이나 은행 건전성 제고보다는 중소기업 살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정책이 일방적으로 흐르면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어 다각적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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