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인 평가로 전락
농협중앙회가 고객만족평가(Consumer Satisfactory, 이하 CS)를 직원 감시·통제로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의 CS평가는 한국신용정보 모니터요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방문한 지점 직원의 용모 및 고객응대, 업무지식 수준 등을 점검한다.
지역농협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CS제도가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직원들을 감시·통제해 스트레스만 쌓이고 노동강도만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같은 제도가 직원의 책임감을 고취시키고 업무활동을 독려하기 보다는 과도한 스트레스 유발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농협의 CS평가는 중앙회 상호금융지원부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연 6회 불시 지점을 방문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점수가 낮아지면 징계, 인사발령 보류, 휴일 근무·교육, 성과급 차등 지급, 기립근무와 더불어 개인적 모욕까지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지역농협별 특성에 맞지 않는 일률적인 평가제도로 부자연스러운 업무형태를 요구하고 있고 모니터 요원의 업무지체로 대기시간만 늘었다”고 강조했다.
즉 이같은 제도가 직원의 책임감을 고취시키고 업무활동을 독려하기 보다는 과도한 스트레스 유발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CS평가의 문제점은 시중은행에서도 끊임없이 지적돼 지난 2008년 노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 시중은행에서는 CS제도가 개선되거나 폐지됐다.
업계 관계자는 “CS평가 결과를 놓고 직원간 위화감이 조성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니터 한사람에 의해 지점분위기가 좌지우지돼 폐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시중은행 분위기와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농협중앙회은 2003년부터 CS제도를 폐지했었지만 지난 2007년 노사합의하에 CS제도를 재도입했다. 당시 재도입된 배경에는 은행간 경쟁 심화로 고객만족이 경영화두로 꼽혔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내부적으로도 폐지에 대해 찬반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CS제도가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단순하게 폐지하는 것보다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