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00명 추가 인력 감축

국내사업 축소, 불안감 확산
 
 
외국계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이하 HSBC)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한 후 중소기업부를 폐지한데 이어 추가적인 조직축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SBC는 올해 총 500여명의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 은행은 지난 3월 한국진출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총 217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며 이중 10년 이상 근무한 자는 1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총 직원수는 1044명에서 827명으로 줄었다.
 
추가적인 인력 감축에 대해 내부에선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HSBC 관계자는 “희망퇴직 이후 주요 사업부서 폐지 및 축소하면서 추가적인 인력 감축이 제기되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 언제 퇴직을 강요받을 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HSBC는 중소기업부를 폐지하고 소매금융부 인력 또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 불발이 국내 영업부문 축소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며 “HSBC는 국내 은행 합병을 통한 한국시장 안착 전략을 구사한 탓에 독자적인 영업력 강화에 투자를 꺼려왔다”고 말했다.
 
즉 제일은행과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두 차례나 고배를 마시면서 시장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HSBC는 국내에서 지난해 36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부분 증권 분야와 자금관리 쪽에서만 수익을 내고 소비자금융 쪽에선 미미한 실적을 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달러 대출로 인해 이자 이익과 채권운용 수익이 증가한 결과”라며 “정작 은행 본영의 영업에서는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고 평했다.
 
추가 구조조정에 대해 HSBC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HSBC 관계자는 “이미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전직원의 20%가 넘게 직장을 떠났다”며 더 이상의 인원감축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은행은 희망퇴직 이후에도 정리되지 못하는 잉여인력을 인사부 산하의 태스크포스팀(MSRT·Multi Skilled Relief Taskforce)에 배치했다.
 
이 태스크포스팀은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역할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설립했다고 HSBC측은 밝혔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대기발령과 마찬가지 개념이기 때문에 이곳에 배치된 직원들은 향후 은행을 떠날 공산이 크다”고 반박했다.
 
은행 안팎에서 HSBC은행이 사업확장을 하기 이전 수준인 500여명까지 인원을 감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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