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공모 실시 … 직원반응 ‘시큰둥’

전직대상 구조조정 수단 악용 우려
 
 
오는 7월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있는 SC제일은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주사 출범을 위해 은행 내부공모를 실시하고 있지만 정작 직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주사 출범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내부공모를 실시했지만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은행은 총 3차례 내부공모를 실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사 1명, IT 1명, 법무 4명, 리스크 4명, 커뮤니케이션 12명, 재무 19명 등 총 41명의 직원만 지원했다.
 
특히 지주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영전략, 총괄조정 및 준법감시부 직원을 확보하지 못해 외부 직원을 수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이 직원들 반응이 차가운 이유는 지주사로 자리를 옮기려면 은행에 사표를 내야 하고 추후 업무가 맞지 않았을 때 은행으로 복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적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주사로 전직할 경우 금융지주사의 급여 및 복지규정을 적용 받는다”며 “은행 급여체계에 익숙한 직원들이 성과연동 연봉제 전환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현재 직원들의 급여를 호봉제로 계산하고 있으나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연봉제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연봉계약은 1년간 실적을 바탕으로 재계약하기 때문에 실적이 미흡할 경우 연봉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내부공모의 인기가 사늘한 또다른 이유는 지주사 전환을 구조조정 편법으로 활용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된 영향도 있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은 지주사 출범 초기 인력으로 1000여명을 구상하고 있다”며 “다른 지주사의 경우 150여명 안팎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지주사 전직 이후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내무공모는 비공개로 1:1 면접을 실시하고 있어 강제퇴직을 권유받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주요 본부부서 직원들의 동요가 심하다”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지주사 출범에 맞춰 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경영진은 신규 보험사 설립, 해외보험사 제휴, 기존 보험사 인수 등을 놓고 고민한 결과 국내 중소형 보험사 인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주 중소형 보험사 실무진이 은행을 방문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협의방안이 아닌 실사차원에서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행보는 일단 소규모 보험사를 인수한 뒤 자본력을 보완해 규모를 키워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상황에서 지주사로 전환하면 SC제일은행, SC증권, SC상호저축은행, SC캐피탈, SC제일펀드서비스 등 계열사가 5개에 불과해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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