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CCTV 등 증빙자료 압수수색

양측 엇갈린 주장, 법정공방 이어질 듯
 
 
최근 임직원 폭행사건으로 구설수로 오른 한국거래소(이하 KRX)가 결국 경찰 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뤘다.
 
사건의 발단은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신임 본부장에 대한 자격시비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를 지적해왔던 거래소 노동조합 위원장과 신임 본부장이 결국 몸싸움 소동을 일으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RX 박상조 코스닥본부장과 전영주 파생본부장은 단일노조 유흥열 위원장을 상대로 고소를 한 상태이며 사건을 접수한 영등포 경찰서는 지난 1일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 등 증빙자료를 압수수색하고 진상파악에 나섰다.
 
이에 유흥열 노조위원장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유흥열 위원장은 지난달 본부장들과 몸싸움이 있었으나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일방의 폭행은 아니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유 위원장은 “지난달 4일 오후 박상조 본부장과 로비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본부장 일행이 사지를 붙잡고 있는 상황에서 본부장이 숨통을 움켜줬으며 이후 크게 몸싸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어 6일 전영주 본부장에게 항의할 내용이 있어 찾아갔으며 이때 안에 있던 사람들을 내보내고 문을 닫자 전 본부장이 바로 드러누웠다”며 “이를 가지고 전 본부장은 감금폭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상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쌍방에게 잘못이 있는 만큼 가능하면 순조롭게 사건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소인인 전영주 본부장과 박상조 본부장은 고소 취하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전영주 본부장은 “언론에 보도된바와 같이 유 위원장의 감금폭행이 있었으며 이는 법정에 가서 가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 인사절차에 따라 금융위원장이 임명한 사람에게 이를 이유로 욕설·폭행을 하거나 인사권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도전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건은 노조가 경영권·인사권을 잡기 위한 행위로 판단한다”며 “이를 위해 임명된 사람을 폭행하는 것은 직위남용”이라고 말했다.
 
박상조 본부장도 고소를 취소할 계획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제의 원인이 KRX 낙하산 인사 관행에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며 과거 사례를 볼 때 유 위원장에게 모든 문제를 덮어씌우려는 본부장의 도발행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임명이 된 사람인 이상 이를 문제로 폭행·폭언을 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KRX는 양측 의견이 상반된 만큼 진실 파악이 되지 않아 이에 대한 해결책 모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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