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행 ATM 수수료면제 ‘파격’

은행 - 증권 고객유치전 가열
 
 
수수료 인하에 인색했던 시중은행의 고집이 결국 꺾였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신용카드 출시에 대응해 일부 은행은 타은행 현금입출금기(ATM/CD) 수수료를 과감히 없애는 등 고객 수성에 나섰다.
 
또한 기존 월급통장 리모델링을 통해 부가서비스 강화도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8일부터 직장인 월급통장인 ‘아이플랜통장’ 고객이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CD/ATM)를 이용할 때도 수수료를 면제키로 우대 서비스를 강화했다.
 
타행 ATM 출금수수료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급여계좌로 이체실적이 있고 전월 평균잔액이 30만원 이상이어야 된다.
 
기업은행은 월평균 4~5건을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매월 6000원(연간 7만2000원)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SC제일, 한국씨티은행도 타행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두 은행은 경쟁은행보다 지점 수가 열악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 정책을 선택했다.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은 특별한 조건없이 가입이 가능하고 누구나 타행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특히 이 상품은 입금한 지 31일이 지난 잔액에 대해서는 4.1%의 금리가 적용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씨티원 통장’은 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경우 출금은 월 8회, 이체는 월 5회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한다.
 
단 월 평균잔액을 90만원 이상 유지하거나 월 1회 90만원 이상 입금할 경우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형은행은 수수료 면제 혜택을 확대하기보다 기존 통장의 리모델링을 고심 중이다.
 
이는 입출금 수수료를 면제할 경우 출혈경쟁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있는 빅팟통장을 리뉴얼 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미 빅팟통장이 스윙방식을 통해 고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부가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타은행 수수료 면제 방식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신한은행도 신규상품보다 ‘탑스직장인플랜통장’을 리뉴얼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CMA대응용으로 급여이체고객은 물론 카드결제고객, 사이버증권 거래고객, 20대 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 지급과 주요 은행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래통장 기능을 강화한 AMA 플러스통장을 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과 수수료를 면제하는 것 모두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 증권사 지급결제 참가로 고객이탈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대다수 은행들은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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