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 … 금호생명 인수총력 ‘반색’

기업銀 … 자체설립 계획 무산 ‘암울’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업의 신규진출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신규 설립과 인수·합병(M&A) 방식을 저울질 했던 은행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7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금호생명 인수에 가속도를 내는 반면 신규설립을 계획했던 기업은행은 다시 원점에서 진행해야 될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그룹의 계열사 매각을 유도하기 위해 금융회사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SC제일은행은 금호생명 인수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보험사 필요성을 밝혀왔으며 SC그룹 차원에서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는 18일 동아시아세계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SC그룹의 CEO와 기업금융 총괄대표 등 고위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 SC제일은행의 측면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호생명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은 SC제일은행을 비롯해 칸서스자산운용, 조지 소로스의 퀀덤 펀드가 국내에 설립한 사모펀드 등 3곳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매각 가격에 상당한 이견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점차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약 7조원의 자산에 FY2008 수입보험료 6위를 기록한 금호생명은 자체 기준을 통해 산출한 약 1조~1조2000억을 매각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7조원의 자산 중 자본총계는 420여억원에 불과하며 지난해 결산에서도 19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해 재무구조의 부실이 생각 외로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금호생명 주식의 장외거래가가 3만원에서 6000원대로 떨어지는 등 3월 결산 기준으로 금호생명의 가치는 6000~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또 2달안에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해결해야 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정 때문에 4000~5000억원 수준으로 매각가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SC제일은행은 녹십자생명과 인수협상 과정에서 막판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BC카드 지분을 보고펀드에 넘길 계획으로 추가적인 자금확보에 여력이 있는 편이다.
 
이같이 순항 중인 SC제일은행에 비해 기업은행은 울상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7월 퇴직연금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단종보험사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감독당국의 방침으로 신규진출 계획을 접게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단종 보험사라도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며 “보험사 진출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물로 올라온 보험사도 많지 않아 올해 보험업 진출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M&A 대상에 올랐던 녹십자생명은 보험금지급여력비율이 150%(금감원 권장사항)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매각가를 낮출 의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생명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상장에 열중하고 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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