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달성 위해 개인돈 100만원 사용

청약만능통장 절반이 허수계좌 논란
 
하반기 은행권 영업대전이 예고된 가운데 은행간의 극심한 과열경쟁으로 물의를 빚었던 주택청약종합저축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돈 100만원을 사용한 직원이 있는가 하면 유치한 고객 절반 이상이 허수 계좌로 드러난 것이다.
 
기업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 판매 시작 2개월만에 110만좌를 유치해 경쟁은행을 긴장케 했다.
 
그러나 실상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판매시작 2개월 만에 1만여 계좌가 해지되고 해지된 금액만도 10억원이 넘는다.
 
110만좌 중 44%에 달한다는 신규고객이 사실은 직원들이 자기 돈을 내어가며 가입한 통장이었다.
 
이는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영업점 직원 3500여명을 대상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드러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은행 직원 중 60%가 주택청약저축의 실수요 고객은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특히 할당된 실적을 채우기 위해 개인 돈을 사용한 내용을 살펴보면 50~10만원이 43%(1499명), 100~50만원이 28%(984명), 100만원 넘게 쓴 비율도 14%(485명)나 됐다.
 
즉 고객입장이 아닌 은행 실적과 외형만을 추구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기업은행은 주택종합저축통장에 사활을 걸었다.
 
50만좌 목표와 경영평가 시 배점 확대 등 직원들에게 강력한 영업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
 
이에 기업은행 김형중 노조위원장은 “은행간 과당경쟁에 따른 소모적 외형부풀리기로 인한 경영의 폐해가 드러났다”며 “특히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단기 업적주의로 좌수 채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오는 8일 전국조합원이 참여하는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주택청약저축 허수 계좌 해지 및 판매거부 운동에 돌입할 뜻을 내비쳐 노사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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