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김 부행장 또다시 논란

노조, 국외투쟁 등 퇴진운동 전개
 
 
SC제일은행 소매금융 총괄 김영일 부행장이 부적절한 언변으로 직원들의 반감을 샀다.
 
공개된 장소에서 직원들을 동물로 표현하며 모욕을 준 이유에서다.
 
SC제일은행측은 의미를 전달하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내부에선 퇴진운동까지 거론돼 사태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6일 김영일 부행장은 서서울지역본부 전직원을 대상으로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부행장은 “아버지가 시골장터에 소달구지를 타고 가면서 집에 있는 개를 끌고 가는데 그 개가 한발 앞서가면 산천도 구경하고 좋을텐데 뒤쳐져서 억지로 끌고가면 목만 아프고 피곤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자율적인 영업활동을 바란 의미에서 내뱉은 말이지만 자리에 참석한 직원들은 심기가 불편했다.
 
미팅에 참석한 한 직원은 “직원들을 동물로 비유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안그래도 각종 캠페인 및 실적 압박으로 하루하루가 힘든데 의욕마저 상실했다”고 분개했다.
 
또다른 직원은 “직원들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겠지만 비유적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며 “다른 은행의 경우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임원이 직접 발로 뛰는 상황에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쉽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측은 이에대해 직원들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고 다만 의미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맞서서 SC제일은행이 선도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한발 앞서가고 뒤처지지 않아야 된다”는 의미라며 “부드럽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태를 진정시키기엔 늦은 감이 있다.
 
이미 내부에선 김영일 부행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퇴진운동까지 확산할 분위기다.
 
노동조합은 오는 9월 본격적인 퇴진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오는 9월 임시 대위원대회를 갖고 김영일 부행장 퇴진에 대한 직원서명운동, SC그룹 대주주 테마섹 임원사퇴 요구 서신발송, 영국 그룹본사 방문 등 국외투쟁까지 계획 중이다.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김영일 부행장은 조직내 안정을 꾀하기 보다 실적만을 강요해 끊임없이 갈등을 조장했다”며 “그룹 본사를 찾아 회장과 직접 면담을 갖고 소매금융의 폐해를 낱낱이 보고해 강도 높은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외투쟁을 전개할 경우 김영일 부행장의 거취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07년 장기간 노사갈등 등을 이유로 존 필 메리디스 전 은행장을 경질한 바 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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