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류식 지폐입출금장치 독자 개발 쾌거

수입대체 효과 연간 1000억원 이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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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독점해 온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사업에 국내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대 IT인프라업체인 LG엔시스와 노틸러스효성은 ATM기기의 핵심장비인 환류식 지폐입출금장치(BRM)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LG엔시스는 지난 14일 ATM의 핵심장비인 ‘BRM’의 독자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틸러스효성도 다음날 독자기술로 BRM의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테스트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환류식 ATM은 입금된 지폐를 재활용해 다시 방출해주는 차세대 기술로 최근 세계 금융자동화기기 시장에서 기존 ATM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BRM은 지폐의 고속이동과 위폐감별, 화폐분류, 입출금 등 ATM의 주요 기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환류식 ATM의 핵심장비다.
 
이 장비는 지폐의 고속이송 및 위폐감별, 0.1mm 이하의 두께를 가진 입금지폐를 화폐권 종류별로 정확히 현금보관함에 분류처리 하는 고난도의 기술과 대당 1만 종 이상의 방대한 부품이 결합돼야 한다.
 
지금까지 일본만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 ATM시장을 일본이 독점해왔다. 이 가운데 BRM을 국내기술로 개발한 것은 국내 금융자동화기기 개발기술을 선진국 반열로 끌어올린 쾌거로 평가된다.
 
 
◆연내 은행 대상으로 프로모션 계획
LG엔시스와 노틸러스효성은 올해 안에 국내 주요은행을 대상으로 자사의 BRM을 홍보할 계획이다. LG엔시스는 지난 6월 해외수출용 제품개발을 완료했으며 연내 국내제품의 주요은행 영업점 테스트를 계획중이다.
 
LG엔시스 홍보팀 손영민 차장은 “테스트 결과 LG엔시스의 BRM이 기존 일본 제품에 비해 위폐감별이나 지폐의 이동속도 면에서 확실히 빠르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해외 주요 판매업체들과 수개월에 걸친 제품검증을 마친 상태로 국내 뿐만 아닌 해외사업, 특히 중국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노틸러스효성도 지난 4월 국내용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11월 내에 국내 영업점 홍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틸러스효성 홍보팀 홍선영 차장은 “한국, 일본을 제외한 나라에서는 환류식 입출금기기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으며 노틸러스효성은 이미 다른 방식으로 ATM기기를 해외에 제공하고 있는 상태”라며 “현재 개발 완료된 BRM은 국내용으로 아직 구체적인 해외사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3년 고생 끝 개발 성공
이번 LG엔시스와 노틸러스효성의 BRM기술 개발로 우리나라도 세계 두번째로 환류식 지폐입출금모듈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개발사 측은 파생되는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엔시스 정병선 상무는 “그동안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첨단 핵심기술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기술적 종속에서 벗어났다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 개발에 주력해 국내외 금융자동화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틸러스효성 전석진 상무는 “일본 회사들이 30년 가까이 쌓아온 품질 안정성을 따라잡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오랜 노력이 결실을 맺어 ATM 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달성해 국가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LG엔시스와 노틸러스효성은 2003년부터 약 4년 동안 산업자원부 국책과제로 BRM 국산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별다른 결실을 맺지 못하고 2007년부터 각자 3년간 기술개발에 매진한 끝에 국산 BRM 개발에 성공했다.
 
<文惠貞 기자>mik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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