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상품 손실폭 40% 이상돼

불완전판매 이슈 도래되나 ‘불안’
 
지난 2007년 A증권사 지수연계펀드(ELF)에 가입한 정 모씨. 그는 요즘 좀처럼 크게 오를 기미가 없는 닛케이지수를 보면 답답하다.

만기일을 몇 달 앞두고 있지만 손실폭을 줄여줄 만큼 주가 상승이 없기 때문이다.

정씨가 가입한 상품은 2007년 10월 19일 코스피200지수와 닛케이225지수의 각 종가를 기준으로 20% 초과 하락을 하지 않을 경우 원금과 함께 연 12.5%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문제는 당시 1만6814대였던 닛케이지수가 금융위기로 인해 60% 이상 하락한 것.

19일 현재 1만824대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원금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입 당시 상담원은 “현재 닛케이지수는 바닥이며 추가하락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에 상품 가입을 했으나 금융위기라는 변수로 인해 대부분 상품이 원금손실상태에서 만기일을 맞이하게 생겼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7년도 설정된 대부분의 ELF가 원금손실 구간에 있으며 특히 일본 닛케이지수 연계 ELF의 경우 손실폭이 40% 이상인 상품도 상당수다.<표 참조>

이 같은 상황에서 2007년 당시 ELF를 많이 판매한 판매사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불완전판매 이슈가 우리파워인컴 사건 이후 또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만기일을 앞두고 원금손실을 확신한 ELF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소송제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전사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투자자 이탈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원금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대규모 이탈할 경우 판매사 입장에서 고객 확보의 어려움 및 대외 신뢰도 저하 등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거나 최소화한 대체 ELF 상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산운용사도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ELF로 인해 예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상품을 취급한 판매사가 불완전판매 등으로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해당 상품을 만든 운용사로서 일정부분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보호가 강화되기 이전에 판매된 상품이었기 때문에 설명서 등의 위험고지 미흡 등 지적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또다시 ELS 및 ELF 등 파생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판매사들은 2007년 당시와 동일하게 ELF 등 상품 안정성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에게 상품권유를 하고 있다.

그러나 불완전판매 등 펀드 관련 소송에 대한 대책과 원금손실 등으로 돌아선 투자자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줄 대안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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