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설계 바탕으로 단계별 프로젝트 구축

고객지향서비스 선진시스템 속 리딩뱅크 도약 
 
▲ 여의도 전산센터 내 ITMS 종합상황실     © 대한금융신문
지난 2월 오픈한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100일을 맞았다.

개발기간 3년, 구축비용 6000억원, 개발인력 1000여명. 1일 금융거래 가능건수 1억6000만건. 숫자로만 봐도 엄청난 국내 최대의 전산시스템이다.

국민은행은 국내 선도은행을 뛰어넘어 세계적인 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난 2006년 8월 중장기 IT전략계획을 수립하며 대망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완성됐지만 첨단 금융기술과 완성도 측면에서 선진은행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안정적이고 뛰어난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시스템을 국내 최초 무중단 서비스 방식으로 오픈한 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마이스타(MyStar)’. 성공적 구축 뒤에 숨겨진 국민은행의 치열했던 지난 3년간을 돌아본다.
 
빅뱅은 없다…위험 최소화한 단계별 오픈

기존 국내 금융기관들의 차세대시스템 추진방식은 ‘빅뱅’이라고 하는 일괄교체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빅뱅방식은 프로젝트 관리가 간편하고 구축기간을 줄일 수 있어 차세대시스템과 같은 대규모 시스템 구축시 업무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오픈 실패시 리스크가 크고 특히 시스템 교체가 진행되는 연휴기간 동안 고객들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국민은행은 ‘고객’과 ‘은행’ 사이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했다.

결국 빅뱅이 아닌 단계별 오픈방식을 선택하고 차세대시스템을 3단계에 걸쳐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3단계의 단계별 오픈방식은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리스크를 줄이고 시스템 교체기간 중에도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고 자동화기기와 인터넷뱅킹, 폰뱅킹 등 주요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해 고객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특히 인터넷뱅킹 시스템의 경우 국내 최초로 고객서비스 중단 없이 시스템 오픈에 성공함으로써 실시간 데이터 이행과 무정지 시스템 교체 등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IT 문제들을 해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국민은행의 차별화된 시스템 오픈방식은 ‘고객중심’의 서비스 개발이라는 국민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 기본사상이 그대로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완벽한 아키텍처…차세대의 새로운 이정표 제시

3년여에 걸친 국민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놀랍게도 단 하루의 일정 지연도 없이 계획대로 추진됐다. 그 속에는 국민은행 만의 완벽하게 짜여진 차세대 블루프린트와 철저한 사전준비가 있었다.

국민은행은 10년 전부터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IT아키텍처 부서를 운영해 왔다.

때문에 기존 외산 패키지 기반으로 추진됐던 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와 달리 내부 IT아키텍터들과 자체 개발한 S/W 프레임워크인 ‘KESA(KB Enterprise Service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된 인하우스(In-House) 방식의 대형 멀티 프로젝트 성공사례로 국민은행은 외부업체에 대한 기술 종속이나 패키지의 한계성을 벗어나 비용절감과 개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내부직원에 의한 기술과 서비스 개발이 가능한 자체 성장기반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또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에 앞서 국내 최대규모의 테스트 전담조직 및 자동화된 테스트 환경 구축, 표준화되고 일원화된 엄격한 통합품질관리 시스템 개발, 국제표준 ITIL (Information Technology Infrastructure Library) 기반의 IT서비스관리 시스템 구축 등 대형 IT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기반환경을 먼저 구축했다.

이로써 IT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고품질의 IT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져 국내 IT 프로젝트의 새로운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카드시스템 등 전영역 걸쳐 일관된 프로젝트 진행

국민은행의 차세대가 돋보이는 또 한가지는 전영역에 걸친 IT 혁신(innovation)이다.

국민은행은 은행시스템(계정계, 정보계 등)뿐만 아닌 카드시스템(처리계, 승인계 등)까지 전 업무영역을 대상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은행들은 차세대시스템 구축 후 다시 별도의 인력과 예산을 들여 카드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왔다. 이로 인해 기존 은행업무와의 연계성이 떨어지고 중복투자가 발생하는 단점이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처음부터 은행업무 전영역 뿐만 아니라 카드업무도 차세대 개발범위에 포함했다. 결과적으로 차세대시스템 오픈과 동시에 전업무에 걸쳐 일관된 데이터처리 및 정보분석, 신속한 상품개발, 표준화된 IT서비스 운영이 가능해져 최소의 비용으로 최적의 효과를 이룰 수 있게 됐다.
 
고객을 위한 3無(무중단, 무장애, 무사고) 서비스

국민은행은 차세대시스템으로 1일 1억 6000만건의 대량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독보적인 대용량 뱅킹시스템을 보유하게 됐다.

이러한 대량 거래를 이루기 위해서는 완벽한 복구시스템이 필수적으로 따라줘야 한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차세대시스템과 함께 차세대 재해복구시스템도 동시 오픈해 재해나 장애시에도 중단없는 IT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드문 ‘트리플 액티브(Triple Active)’ 방식의 센터분산기술로 여의도, 염창, 목동 등 3개 전산센터에 각각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분산기술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나 거래량 급증시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금융권 최초로 특허를 획득한 ‘IT서비스 관리시스템’으로 시스템 상황을 24시간, 365일 모니터링 해 무장애, 무사고 기반의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IT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차세대시스템을 전략적 도구로 적극 활용해 타행과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내실경영 기반을 강화해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 리딩뱅크의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할 계획이다.

<문혜정 기자>mik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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