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규모 대비 세계 50대 순위권 못들어

국내은행간 합병보다 세계로 뻗어나가야

▲ GDP 규모 20위권 국가중 50대 은행이 없는 국가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 차진형 기자> GDP규모 상위 20개국 중 세계 50대 은행 반열에 오르지 못한 나라로 대한민국이 뽑혔다.

산은경제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세계 50대 은행의 국가별 분포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GDP 규모 상위 20개국 중 인도, 멕시코, 대한민국, 터키, 인도네시아 등 5개 나라의 은행산업이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대한민국의 GDP순위는 15위다.

그러나 국내 기본자본기준 1위인 국민은행과 자산기준 1위인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각각 전세계 순위 69위, 79위로 세계 50위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분발이 필요하다.

반면 GDP규모 상위 20위권 밖인 스웨덴(22위)과 덴마크(31위)는 세계 50위권에 해당되는 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의 노르디(Norde)은행은 기본자본기준으로 37위, 자산기준 순위로는 34위를 기록했다.

노르디은행은 2000년 핀란드(Meritabank), 스웨덴(Nordbanken), 노르웨이(Christiania), 덴마크(Unibank) 4개국 은행 합병으로 탄생했다.

덴마크 최대은행인 단스케(Danske)은행도 1990년 초반 이후 지속적인 M&A로 성장해 현재 기본자본기준 48위, 자산기준 3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이 유럽 국가가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대형금융기관을 보유하게 된 배경은 업무기반이 특정국가에만 제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주요국 1위 은행의 경우 자산 또는 총수입 대비 해외업무 비중이 60% 이상에 달한다.

한편 산은경제연구소는 “글로벌 대형은행들은 자생적 성장보다 대부분 M&A를 통해 성장했다”며 “하지만 상당수는 아직 M&A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계 은행의 경우 자생적인 성장을 통해 세계 50대 은행으로 발전했을 뿐 그 외 대부분 은행들은 M&A를 주요한 성장동력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 이후 진행된 은행간 M&A는 상당수가 부실금융기관 처리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그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부실처리 과정에서 규모가 커진 일본계 은행들의 경우 합병후 아직 이렇다 할만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에서 대두되고 있는 메가뱅크에 대해 산은경제연구소는 우리금융 민영화, 외환은행 매각 등을 활용할 경우 세계 50대 은행에 근접할 수 있으나 단순한 규모의 대형화로만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독과점 폐해 방지 및 업무 다각화 차원 등에서는 국내은행간 합병보다는 유럽계 메가맹크의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은행과의 합병 추진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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