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곳 중 실질 운용 1곳 불과

PF사태 후 ‘몸사리기 경영’
 
<대한금융신문 =전선형 기자> 최근 산은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으로 해외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산은캐피탈은 1990년대 후반부터 베트남, 네팔을 비롯해 총 7곳의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왔다.

현재는 4개의 사업장을 접고 네팔, 태국, 베트남만이 남아있다.

그러나 네팔의 경우 유상증자에 연속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지분이 거의 없는 상태며 태국은 청산을 준비 중에 있다.

그나마 명목을 유지하는 곳은 베트남 뿐.

베트남의 경우 캐피탈사로는 거의 독보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이제는 금융규제가 엄격해져 다른 기업의 진출이 힘든 곳 중 하나다.

하지만 그것도 1997년부터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투자액이 35억밖에 안되며 현재 별다른 계획 없이 명목만 유지하는 실정이다.

최근 모든 금융업계가 해외 진출의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역주행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약 해외에 진출한 후 사업장을 철수했을 경우 엄격한 규제로 인해 재진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여파로 현지에 남아있는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신임도에 부정적인 영향까지 줄 수 있다.

나아가 해외진출 사업을 더디게 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산은캐피탈은 올해 약 1660억원 규모의 영업 손실과 1580억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의 손실이다.

꾸준히 700~900억원대를 유지해오던 순이익도 부동산 PF 여파로 인해 2007년과 2008년 각각 118억원과 157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이마저도 바닥났다.

해외사업 관련해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부동산 PF 여파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가지고 있는 것을 유지하기 바쁘지 투자는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며 1000억원대 투자 의지를 불태우던 산은캐피탈.
베트남과 태국 같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해외 시장을 두고도 투자하지 않는 행동은 ‘몸 사리기 경영’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힘들 듯 하다.

ss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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