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툭하면 상호교체 눈살

내실 다지기로 신뢰도 높여야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맛없는 밥집이 계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면 십중팔구 잦은 상호변경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맛없다고 소문이 날 무렵 상호와 전화번호만 바꾸고 영업을 지속하는 것이다.

2010년 저축은행의 모습은 이 맛없는 밥집의 모양새를 그리고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경영기반이 약한 저축은행은 최근 인수합병을 거치며 상호를 변경하고 있다.

12월초 대성저축은행은 최대주주 변경을 이유로 사명을 오투저축은행으로 바꿔 달았다.

또 지난 4월에는 전일저축은행이 파산 후 예금보험공사의 출자를 받아 설립한 예나래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현재 예나래저축은행의 경우 새 상호로 변경한 후에도 경영이 여의치 않아 매각을 추진중이다.

사실 저축은행들의 잦은 상호변경의 가장 큰 이유는 경영 부실에 따른 파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18개사가 파산하며 정점을 기록하다 현재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그래도 매년 1개사에서 최고 10개사 정도가 영업정지 또는 파산을 맞고 있다.

게다가 지난 8일에는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시장 침체로 PF 부실 규모가 가속화돼 최악의 경우 8개 저축은행이 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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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을 두고 한간에선 수많은 저축은행이 다 없어지고 나중엔 최후의 승자 한곳만이 남게 되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상호 변경의 좋은 예도 있다.

스마트저축은행은 광주창업저축은행에서 상호 변경 후 서울 지점을 내고 이어 경기도 부천에 지점을 개설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돈이 오가는 금융권의 경우 CI(기업이미지 통합) 변경은 민감한 사항이다. 기업 전체의 이미지와 수익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서민의 금융을 책임지는 저축은행은 새로운 이미지 구축도 좋지만 낯선 이름 때문에 이용객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그저 생겼다가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는 동네 은행으로 남지 않으려면 저축은행업계의 자구책과 건전한 경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다.

ss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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