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회장, KB금융 IT조직 통폐합 백지화

3개월여간 좌불안석이었던 국민은행 IT 직원들이 한숨 돌렸다.

KB금융그룹 어윤대 회장은 지난 15일 고위경영진과 함께한 그룹IT 운영효율화 보고회에서 KB금융의 IT조직 통폐합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밝혔다.

이로써 국민은행을 포함한 KB금융은 KB데이터시스템으로의 IT조직통합이 아닌 각 계열사 자체적으로 IT 조직 및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KB금융의 IT운영효율화 관련 컨설팅을 담당한 AT커니는 3개월 간의 컨설팅을 통해 IT자회사인 KB데이터시스템으로의 이동 및 신설법인 설립, 콜백조건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관련 비용에 대해 중간 보고했다.

어 회장 및 경영진들은 컨설팅 결과를 검토한 후 IT조직을 통폐합하는 SSC(쉐어드서비스센터) 전략이 효율성 측면에서 비용대비 효과를 기대만큼 거두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SSC를 설립한다고 해도 최소 4~5년이 지난 후에나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며 통합비용도 상당해 큰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다고 본 것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그룹차원의 IT비용절감 및 조직 효율화를 위해 SSC 전략을 교본으로 여기며 이를 시행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나금융그룹 등 SSC 전환을 검토중인 금융지주사들은 이번 KB금융의 결정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노조와의 마찰 끝에 IT자회사인 하나아이앤스로 계열사 IT조직을 통합했으며 현재 하나은행의 IT조직 통합만을 과제로 남겨둔 상태다.

신한금융그룹도 신한데이타시스템을 중심으로 시스템 운용부분에 대해 SSC 전략을 적용했으며 지주사 전환을 준비중인 기업은행 또한 IBK시스템으로 SSC 전략을 준비해왔다.

따라서 이번 KB금융의 결정은 한결같이 SSC를 주장했던 금융지주사들에게 좀 더 골치 아픈 숙제를 남겨줄 것으로 보인다.


mik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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