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PF대출 지속 감소로

대다수 브릿지론 연결 실패
 
<대한금융신문 =이남의 기자> 저축은행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의 부실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PF대란에 시중은행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의 잇따른 부동산 PF대출 축소가 저축은행 PF대출 부실을 확대되는데 일조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성토는 저축은행 부동산 PF대출의 특징에서 비롯된다.

저축은행 부동산 PF대출의 68%는 개발사업 인허가 이전에 이뤄지는 브릿지론(bridge loan)이다.

브리지론이란 부동산 개발사업 초기에 시행사가 금융회사에서 토지매입 자금으로 대출을 받는 상품으로 보통 대출인은 인허가 이후 착공 단계에서 본 PF대출을 받으면 이전 브리지론을 상환하게 된다.

따라서 대출을 내주고 단기간 안에 상환 받을 수 있어 상품 수익성이 높은 반면 부동산 개발 허가가 나지 않으면 상환 가능성이 낮아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PF대출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브릿지론에서 전환되는 연결고리가 끊겨 브리지론 상환율이 급감한 것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PF대출 규모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 PF대출 잔액은 6월 54조1000억원에서 12월 51조원으로 약 3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이전 PF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점차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 약 4조원 이상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부동산 PF대출 상환률이 점차 감소하면서 총 PF대출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다.

2009년 자산관리공사가 PF부실채권을 사들인 이후 10% 미만으로 연체율이 감소했지만 지난 6월 9.56%, 12월 10.6%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24.3%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브릿지론 상환율 하락으로 PF부실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악재를 겪고 있다”며 “부동산 PF대출채권으로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자본확충 및 부실채권 매각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업계는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부동산 PF대출 확산을 결정적인 위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는 지속되고 있으며 건설기업들의 자금 상황은 크게 나빠지고 있다”며 “모든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PF대출을 줄이는 가운데 저축은행만 규모를 유지해 업계부실은 예정된 결과”라고 말했다.

namy@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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