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저축銀 정리 급물살

‘불만’ vs ‘반색’ 이견분분
 
<대한금융신문 =전선형 기자>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이 선임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취임사에선 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하겠다며 엄포를 놓더니 지난 6일에는 금융지주사에 저축은행 인수 협조를 적극 부탁했다.

김석동 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사에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할때 단호히 그리고 엄정히 그 책임을 묻겠다”며 “시장의 실패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확고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 발언했다.

직접적으로 지목하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봤을때 부실덩이로 전락한 저축은행을 겨냥한 발언이다.

또 지난 5일 있었던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서는 저축은행 부실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고 기본 방향은 이미 결심이 서 있다”고 말했다.

발언 직후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화답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은행권은 일제히 ‘관치주의다’, ‘부실저축은행을 처리하기 위한 편법’이라며 성토했다.

반면 저축은행권은 부실기업정리 윤곽이 그려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저축은행 모두가 속편한 것은 아니다.

당장은 좋아보일지 몰라도 무 자르듯 문제있는 부분을 단칼에 잘라내는 김 위원장의 행보가 나중엔 저축은행에게 독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국내 굵직굵직한 금융사태에 대책반장으로 나서며 일사천리로 문제를 해결했던 ‘단칼남’이다. 이미 ‘2003 신용카드 대란’ 등에서 단칼 전술을 선보인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김석동 위원장의 스타일은 이미 여러 사건에서 보다시피 단호한 스타일이다”라며 “현재 급한 불끄기에 급급한데 오히려 나중에 저축은행업권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슬처럼 엮여 있는 저축은행들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빨리라는 개념보다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동수 전 위원장도 처음 임명됐을 땐 단호한 스타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금융경제 흐름에 맞추다보니 유하게 바뀌었다”며 “김 위원장도 지금은 문제의 싹이 눈에 보여 빨리 없애려하는데 너무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내내 부실설에 시달리고 2011년에 들어와서 대형저축은행의 신용평가까지 하향되며 지지부진한 성과를 면치 못하던 저축은행. 김석동 위원장에게는 가장 먼저 손봐야할 문제의 싹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든 칼이 과연 저축은행의 구원투수가 될지 아닐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다.
 
ss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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