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지배구조 모범규준 정비

회장선임시 쟁점 사항으로 급부상
 
▲ 글로벌 5대 은행 CEO 연령     ©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 =차진형 기자>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CEO 연령을 70세로 제한하는 ‘지배구조 모범규준’ 제정을 검토, 금융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의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등기이사 임기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만들어 오는 3월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EO 연령제한은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쉽게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체이스, 씨티,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 HSBC 등 글로벌 금융회사의 CEO들의 평균 나이는 53.6세로 최고경영자가 60세를 넘기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이사회에서 경영진을 보좌하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표 참조>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이보다 많은 70세로 규정했지만 연령 제한을 모범 규준에 담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모범규준이 도입되면 김승유 회장의 경우 3번째 연임이 가능하다.

김승유 회장의 현재 나이는 68세로 연령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나금융지주는 CEO 연령제한과 함께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의 이같은 결정으로 인해 우리, 신한금융지주는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두 금융지주회사 모두 새로운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자격기준으로 금융지주회사법상 요건에 부합한 인물을 공개모집하고 헤드헌터사 추천을 병행해 후보군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으로는 이팔성 회장과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팔성 회장의 현재 나이는 67세로 연령 제한(70세) 분위기를 비켜가지만 경쟁자인 강만수 위원장의 나이(66세)보다 많다는 이유가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차기 회장으로 류시열 직무대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류시열 회장의 현재 나이는 73세로 최종후보군에 포함될지 미지수다.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는 류시열 회장을 비롯해 강만수 위원장,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CEO 연령 제한을 두는 것은 CEO의 장기집권을 막고 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자칫 공정한 인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악의적으로 활용해선 안된다”며 “특히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막고 적합한 인재가 선임되도록 인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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