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사용실적 미공개

투명성 확보 우선돼야
 
사회발전을 도모하며 출연된 제2금융권의 사회공헌기금이 ‘진정성 없는 기부’로 눈총을 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과 카드업계 등이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전담운영팀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기금조성 4년째를 맞이했지만 기금 사용 용도가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권의 사회공헌기금은 지난 2007년 생명보험사 상장 결정 당시 업계가 보험가입자에게 상장 차익을 배분하지 않는 대신 조성키로 한 기금이다.

이후 보험사들이 순이익의 일부를 출연해 기금 규모는 커졌지만 사용처는 4년째 비공개로 운영 중이다. 기금을 직접 충당하는 보험사들조차 제대로 된 사용 용도와 내역에 대해서 알고 있지 못했다.

생보협회측은 비공개 논란이 계속 일자 지난해 12월말 기금사용용도 공개를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답보상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협회에서 내라고 하니까 기금을 내고 있지만 사실 그 돈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들도 빠르면 올 1분기 내로 2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 기금은 낙전수입과 소멸포인트 등을 통해 마련되며 여신금융협회에서 관련 TFT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몇 카드사들은 사회공헌기금 마련과 운영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공헌 강화 목적으로 기부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그 운영이 잘 이뤄질 지는 미지수”라며 “자칫 눈먼 돈으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금융권의 사회공헌기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은 ‘제돈 주고 기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보험사, 카드사 모두 고객이 가져가지 않는 돈을 사회공헌이란 이름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는 앞서 말했듯 유배당상품 가입 고객에게 돌아가야 했던 상장 차익부분을 기금으로 처리하고 있고 카드사 또한 고객이 찾아가지 않는 포인트를 기부하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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