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다리를 양 옆으로 과하게 벌리고 앉는 남자를 일컬어 ‘쩍벌남’이라고 부른다.
 
이 자세는 외관상은 물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공간을 침해해 대표적인 공공장소 꼴불견으로 꼽히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과 불편을 주는 쩍벌남의 자세는 도대체 왜 나타나고 잘 고쳐지기 않는 것일까?

자생한방병원이 내원환자 2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4명 중 1명 꼴로 쩍벌남이었고 이들의 약 80%가 골반변형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소 온돌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전통 좌식생활을 하는 사람이 의자나 소파 등 서구식 좌식생활을 하는 사람보다 쩍벌남일 경우가 1.7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와 함께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쩍벌남의 비율이 높아 나이와 다리를 벌리고 앉는 자세를 취하는 비율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쩍벌남 자세는 도대체 왜 나오는 걸까?

사실 양다리의 각도가 몇 도 이상 벌어져야 쩍벌남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최대 어깨너비 이상은 다리가 벌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남성이라면 신체 구조상 다리를 약간 벌리고 앉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남성들 중에서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벌리는 각도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자생한방병원 의료진이 척추와 골반을 바로 잡는 추나치료를 통해 한 달간 쩍벌남의 골반
형태를 조사해본 결과 쩍벌남의 약 80%가 골반이 외회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쩍벌남 자세가 습관화되면 골반과 관절이 벌어진 상태로 고착화될 뿐만 아니라 허벅지 안쪽 근육이 늘어나고 다리를 밖으로 당기는 둔부 근육은 짧아지는 근육 변형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다리를 모으고 앉으면 불편할 수밖에 없어서 결국 계속 쩍벌남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전통 좌식생활을 주로 하는 사람이 서구식 좌식생활을 주로 하는 사람보다 다리를 넓게 벌려 앉는 경우가 1.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좌식 형태가 다리를 벌려 앉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의미다.

또한 좌식생활을 하는 경우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분석됐다.

다리를 꼬게 되면 올린 쪽 다리의 엉덩이 근육은 과도하게 늘어나고 반대편의 엉덩이 근육과 골반에는 체중이 많이 실려 골반의 비대칭이 발생하게 된다.
 
척추의 주춧돌인 골반이 비뚤어지면 비대칭적인 압력으로 인해 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자세뿐만 아니라 나이 역시 쩍벌남 자세를 유발하고 고착화하는 주된 원인이다. 조사대상 중 쩍벌남의 연령대는 30대가 18%, 40대 23.5%, 50대 43.7%, 60대 이상이 57.1%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다리를 벌려 앉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와 쩍벌남 비율의 상관관계는 ‘근력의 약화’가 주요한 원인이다. 상체를 곧게 펴고 다리를 모으기 위해서는 근력이 뒷받침 돼야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나이가 들수록 근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으므로 나이가 많을수록 쩍벌남이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거의 대다수의 쩍벌남들이 골반뿐만 아니라 척추에도 좋지 않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의자에 기대 앉거나 허리를 숙이는 자세는 척추의 정상적인 S라인에 영향을 주거나 심한 부하를 발생하게 만들어 일자허리 등 척추의 모양에 변화를 일으킨다.
 
심할 경우 척추나 관절의 디스크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랜 시간 쩍벌남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늘어진 채 앉으면 척추 모양의 변형을 가져와 걷거나 약한 외부 충격에도 디스크 탈출과 같은 큰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물론 추나요법을 통해 꾸준히 비뚤어진 척추와 골반을 교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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