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저축銀 건전성 부각안 고심

업계, 고객 쏠림현상 완화 기대
 
<대한금융신문=이남의 기자> 건전한 저축은행의 상징인 ‘88클럽’제도 폐지로 우량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부실사태 주요원인으로 꼽힌 88클럽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말 도입된 88클럽제도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고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8% 이하인 곳을 일컫는다.

이 제도는 건전한 저축은행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영업정지 사태가 벌어진 지난달에도 고객들의 신뢰를 붙잡는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88클럽 폐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기존 우량 저축은행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88클럽의 장점인 여신한도 우대조치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고객들에게 건전성을 알릴 수 있는 ‘인증서’ 또한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들은 고객들에게 건전성을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기업 신용등급, BIS비율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고 88클럽에 속할 BIS 비율이면 부실 위험성이 적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88클럽제도가 없어지면서 건전성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은 신용등급 밖에 남지 않았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의 기업신용도는 ‘A-’ 등급을 받았으며 자기자본 비율 8% 이상, 고정이하 여신비율 8% 미만”이라며 “앞으로 높은 신용도를 더욱 어필하면서 건전성을 알릴 수 있는 다른 방면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IS비율 대신 뛰어난 전산 및 평가시스템을 강조하겠다는 전략도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내세워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저축은행임을 내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존 우량저축은행들이 건전성을 알리는데 혈안이 된 반면 BIS비율이 낮은 중소형 저축은행엔 웃음꽃이 폈다.

한 중소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88클럽제도와 함께 대출한도가 폐지되면서 중소형저축은행은 이익을 상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5년 동안 우량저축은행에 고객들이 집중됐던 쏠림현상도 완화돼  업계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된 건전성 기준이 사라지게 됨에 따라 앞으로 저축은행들이 어떤 전략을 갖출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namy@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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