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높아도 자금조달시장서 홀대

차입경로 확대 등 규제완화 요구 거세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높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대부업계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A&P파이낸셜(이하 러시앤캐시)이 한신정평가와 서울신용평가로부터 기업어음(CP) 신용등급 ‘A3+’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여건 개선은커녕 오히려 규모축소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대부업계는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에서 평균금리 12%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단순히 기업신용등급만 따졌을 때는 시중은행에서의 자금조달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대부업 자금조달 금지령으로 인해 2금융권 조달만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2금융권 자금조달 사정마저도 여의치 않아졌다. 지난 1월 금융당국은 부실화 등을 이유로 저축은행에게 ‘서민금융 지원 및 리스크 관리 강화방안’이라는 공문을 하달하며 대부업체에 대한 자금조달 규모를 축소했다.

공문 내용은 대부업체 대출한도는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일 경우 총 여신의 5% 이내이거나 500억원까지, 자기자본이 1000억원 미만일 경우 총 여신의 5% 이내이거나 300억원까지 허용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대부업체에 돈을 빌려주는 저축은행은 전체 98개 가운데 44곳 정도로 적은 수준이다.

빌릴 곳도 적은데 자금 규모마저 축소해버리니 행여 돈줄이 막힐까 대부업계는 불안하기만하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에 대한 규제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인데 금융당국에선 대출금리까지 내리라고 하고 있다”며 “당근과 채찍을 같이 써야하는데 채찍만을 휘두르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그는 저축은행과의 신용등급을 비교하며 “조달해주는 곳의 신용도가 오히려 조달을 받는 곳보다 낮다”며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대부업체에 한해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작년 한해 1450억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러시앤캐시는 내년 신용등급을 ‘A3+’에서 한 단계 높아진 ‘A2’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부업체 자금조달 창구인 저축은행의 경우 B등급이 대다수였으며 저축은행 1위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마저 각각 ‘B’, ‘BB+’로 러시앤캐시와 약 3단계 정도 차이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앤캐시는 내년 신용등급을 A2로 예상하고 있다”며 “A2의 경우 최상위 클래스 바로 밑 단계인데 받게되면 업계 최초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은 A등급을 받는 곳이 드믄 것으로 아는데 이는 오히려 대부업계의 건전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이를 반영해 금융당국이 대부업계에 압박만을 가하기보단 필요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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