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임박, 연임안 최종결정

실적부진·檢수사 등 악재 다수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 권사 정기주총 시즌이 다가오면서 일부 증권사 CEO들이 좌불안석이다.

이번 주총에서 경영실적 부진을 비롯해 ELW(워런트 주식) 부당거래 의혹 등 각종 검찰 수사에 오르내린 것이 연임결정에 있어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되는 IBK투자증권 이형승 사장은 5월말 예정인 정기주총에서 임기 연장이 결정된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악화 우려가 그의 거취 문제에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증권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30여개의 지점확대 투자 부담 여파로 지난해 영업적자가 8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IBK투자증권은 설립 초기인 2008년 12월말 당기순손실 10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09년 1년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전략적으로 내세운 이 사장의 확장경영이 이익창출이 아닌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IBK투자증권 서울 강남 모 지점 직원의 30억원 규모 사기사건 역시 그의 임기 연장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도 껄끄럽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임된 그는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최근 ELW부당거래 의혹과 관련해 현대증권 직원이 스캘퍼 불법매매 편의제공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최 사장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수사 결과에서 현대증권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최 사장의 입지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임 결정과는 무관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주주들의 사퇴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주총시즌에 앞서 올 초 한화증권 이용호 전 대표가 그룹 비자금 사건 책임 등을 이유로 자리를 떠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를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내년 2월 임기만료)도 지난해 ‘옵션만기 쇼크’ 와이즈에셋의 옵션거래를 중개했던 것과 관련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그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금감원이 ‘문책 경고’ 방침에서 ‘주의적 경고’로 한 단계 낮춘 징계가 결정됐고 경영 리더십으로 지난해 영업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만큼 김 사장에 대한 타격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벌써 연임이 결정된 CEO도 있다.

올해 6월 임기만료인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은 일임형랩 시장 선도 기여로 지난해 말 그룹 사장단 인사 당시 ‘재신임’으로 연임됐다. 미래에셋증권 개국공신인 최현만 부회장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증권사들이 ELW부당거래 검찰 압수수색 등으로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는 살얼음판과 같다”며 “정기주총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증권사 CEO들의 입지가 위태위태할 것이란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현재 숨을 죽이며 주총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요즘 주총에서는 CEO를 평가할 때 실적 결과나 각종 사건사고 불식이 최대핵심”이라며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전진하려는 CEO들의 도전정신이 퇴색해버린 것이 아닌지 아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sbg1219@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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