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년 미뤄질 듯...외환카드 미련 여전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농협의 카드사업부 분사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농협의 금융지주 설립과 함께 보험, 카드 부분에 대한 빠른 분사가 점쳐졌지만 카드사업부의 경우 4~5년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초 농협은 카드사업 강화를 위해 비씨카드 체제가 아닌 독자카드 방식의 농협 채움카드를 출시했다.

이에 금융업계 전반에서는 농협이 1~2년 내에 분사를 염두에 두고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농협 카드사업부는 당분간 금융지주 속에서 지역 농협과 공생을 이루며 연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 한 관계자는 “농협의 금융부분이 내년 금융지주로 전환됨에 따라 NH카드 분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면서 “하지만 내부에서는 분사 시기를 2015~2016년으로 예상하고 있어 4~5년 정도 더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낮은 점유율도 분사 시기를 늦추는데 한 몫하고 있다”며 “카드사가 독자생존 하려면 점유율 10%를 유지해야 하지만 현재 NH카드의 경우 8%대, 이 비율도 체크카드 부분이 3%대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점유율은 6%대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NH카드는 비씨 연계 카드 이외에도 채움 카드라는 이름으로 독자 영업에 적극 나섬은 물론 신용카드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채움 글로벌 카드’를 출시하며 전의를 다진바 있다.

또한 관계자는 타 카드사와의 합병에 대해 “업계 주변에서 분사와 함께 M&A(인수합병)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실제로 M&A에 대한 방도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가장 탐나는 것은 외환카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외환의 경우 고객의 카드 충성도가 높고 타 업권과 데이터 베이스(DB)퀄리티가 다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인수전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NH카드의 다소 소극적인 분사태도를 두고 은행계 카드로 잔류할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NH카드의 경우 현재 업계 6위 정도의 순위로 분사를 해서 나올 경우 업계 상위권을 노려볼만 하지만 현재 비씨카드 비중이 워낙 높고 지역 농협 판매 비중이 막강하기 때문에 분사에 신중을 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마도 우리카드처럼 분사 시기를 계속 늦추거나 분사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NH카드는 비씨카드와 자체 독자 브랜드인 채움카드 두 가지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으며 3월말 기준으로 NH채움 고객수는 538만6000명, NH비씨카드 고객은 1158만4000명 수준으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NH카드 관계자는 “분사를 하더라도 비씨의 손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사후에도 이중 브랜드 체제를 유지한다는 의견을 확고히 했다.

이와 더불어 “온전한 분사는 아니지만 사내독립법인(CIC) 체제로 운영하면서 서서히 분사를 준비할 것”이라며 “CIC체제 운영과 관련해 연말까지 자체 운영 IT시스템 구축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ss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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