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는 만만디로 생각해야”

▲ 신한비나은행 최흥연 법인장     ©대한금융신문

“현지화 전략은 바쁘다고 서둘러서 되는 것은 아니다. 서둘러서 실패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신한비나은행 최흥연 법인장은 국내 은행들에게 뼈있는 조언을 전달했다.

최흥연 법인장은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만만디(慢慢的, 중국어) 정신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HSBC, 스탠다드차타드는 아시아에서 성공적인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 100년 이상 투자해 왔다. 그동안 실패를 거듭한 결과 지금의 실적과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만만디란 중국말로 행동이 굼뜨거나 일의 진척이 느림을 이르는 말이다.

즉 해외진출시 단기적인 성과에만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현지화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이어 최 법인장은 “반면 우리의 경우 지난 IMF때 많은 해외법인 및 지점들을 철수했다. 그 결과 해외진출 사업은 오히려 퇴보했다”며 “지금에 와서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현지에 정착해 실적을 올리라고 다그치지만 3년치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30년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흥연 법인장은 현지 직원들에 대한 교육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매년 우수직원들을 선발해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진행되는 교육에 참여시키고 있다.

또 신한금융지주도 매년 4년차 이상의 직원들을 선발해 각 해외법인 및 지점에 1명씩 3개월간 연수를 보내는 등 해외인재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신한비나은행으로 연수를 온 행원은 4명이며 최근에는 여성 행원도 현지의 금융시장을 경험했다.

최 법인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말로만 국내식 금융서비스를 강요할 게 아니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같은 인적교류는 향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흥연 법인장은 베트남의 미래가 밝은 만큼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내에 있는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모두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지금 오토바이를 타고 있지만 언젠가 차를 사고 집을 사러 은행을 찾아올 것”이라며 “이 때 베트남인들이 만족할 만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금융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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