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투자비용 대비 실효성 의문

팔고 보자식의 불완전판매 여전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카드사의 선포인트 마케팅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포인트 마케팅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그에 따른 과도한 상품구성과 부가혜택 등이 강화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는 고객을 모셔오기 위해 불완전 판매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포인트 마케팅이란 특정 상품 구매시 가격의 일부를 포인트로 미리 할인 받고 이를 향후 카드 사용을 통해 적립되는 포인트로 갚아나가는 제도다. 카드업계에서는 일명 ‘락 인(Lock In)’으로 불리며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5년 동안 고객을 자사에 붙잡아 둘 수 있는 매력적인 마케팅 방법이다.

기존에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판매 등에 많이 이용돼 왔지만 최근 들어 단순한 쇼핑을 비롯 금융상품 등 다양한 곳에 이용되며 시장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카드사 선포인트 사용액을 살펴보면 2007년 약 5400억원에서 2008년 약 9100억원, 2009년 약 1조1000억원, 2010년에는 약 1조3000억원을 넘어서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선포인트에 큰 관심이 없던 카드사들도 고객을 잡겠다며 너도나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초 분사한 KB국민카드는 업계 최초로 은행에서 주택담보 대출을 받을 때 최대 50만원을 선포인트로 차감 할인받을 수 있는 ‘KB국민금융포인트리카드’를 선보였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가전제품에만 치중하던 마케팅 영역을 쇼핑, 음식점 등 실생활로 넓히며 지난해 말 최대 360만원을 미리 지급받는 ‘슈퍼S카드’를 출시했다.

선포인트 마케팅의 왕좌로 불리는 현대카드도 지난해 말 포인트 적립률을 높인 ‘현대카드 M3’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기존 M카드의 상환 포인트 적립률 2%에 1%의 추가 적립혜택을 더한 상품이다.

이처럼 선포인트 상품들이 줄줄이 쏟아지자 업계는 행여 과열경쟁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선포인트 경쟁이 점점 과열되다 보니 몇몇 카드사가 선보인 상품 중에는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현재는 판매 초기라 부담이 적지만 1년 안에 상품 철수를 하는 곳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인트 적립액 중 절반은 카드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높은 적립률을 책정할 때는 카드사의 비용 부담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상품의 혜택이 높을수록 고객은 좋지만 카드사는 제 살 깎기 영업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카드사들의 과열 구도가 ‘일단 팔고 보자식’의 불완전 판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들이 선포인트제도 이용시 할부이자나 연체이자 발생에 대한 충분한 고지 없이 판매를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며 “실제로 한 카드사의 경우 이중 락인을 걸어 놓는 등 상품을 복잡하게 만들어 고객이 포인트 적립률 등을 잘 인지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이 카드사들에게 불완전 판매에 대한 행정지도를 했지만 여전히 ‘판매만 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ssu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