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신한 등 올해만 600억 대출

경영상태, 우량 중소기업 못지않아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마땅한 먹을거리를 찾지 못하던 중소 캐피탈사들이 대부업체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은·신한캐피탈 등의 중소 캐피탈사의 대부업체에 대한 자금조달(기업 대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자금조달을 해주는 곳은 A&P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 바로크레디트, 리드코프 등의 업계 상위 대부업체들로 알려졌다.

실제로 산은캐피탈의 경우 지난해까지 없던 대부업체 대출 영업부분을 올해부터 도입해 대형 대부업체 위주로 약 660억원 가량의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산은캐피탈이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을 해주기 시작했다”며 “사실 대부업이란 부정적 이미지만 아니면 대부업체는 기업대출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 이외에도 기업금융을 주로 하는 신한캐피탈과 효성캐피탈 등도 대부업체에게 500억원에서 600억원 가량의 기업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캐피탈사들이 부동산시장과 건설시장이 죽은 뒤로 돈벌이가 되는 것을 찾지 못하고 헤맸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 사태 등으로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을 줄이자 캐피탈사들이 경영상태가 좋은 대형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들은 지난 2009년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대부업체 대출 한도를 총 여신의 5% 미만으로 규제하면서 신규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다가 최근 프라임과 제일저축은행 뱅크런 사태 등 고객들의 불안심리가 계속 이어지며 저축은행 수신 규모가 감소해 덩달아 대부업체의 대출 가능금액도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저축은행 수신은 지난해 12월 1300억원에서 올해 1월에는 2조4000억원,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빚어진 2월에는 1조9000억원이 축소됐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실 수신고가 줄어드는 상태에서 대부업체에 대출을 해줄 여력이 부족하다”며 “현재는 거의 중단하고 있는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현재 캐피탈사들은 돈이 있어도 빌려줄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우량 고객확보가 최선의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부업체의 경우 경영지표나 수익성면에서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우량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 우리 입장에서는 VIP 고객이나 다름없다”며 “아마 앞으로 기업금융을 하는 많은 캐피탈사들이 대부업체 대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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