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HSBC생명, 녹십자생명 인력 영입해

잇따라 전국에 대면채널 지점 개설 박차”
손 안대고 코풀기’ 하 대표 이직 후 지속

 
<대한금융신문=장승호 기자>녹십자생명 영업조직을 상대로 한 하나HSBC생명의 군침 흘리기가 1년여간 지속되고 있다.

요즘 산업 환경이 제아무리 뺐고 빼앗기는 치열한 경쟁모드라고는 하지만 하나HSBC생명의 집요함에 녹십자생명은 이렇다 할 별다른 대응 없이 속만 태우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HSBC생명은 지난해부터 전국단위에 걸쳐 대면채널 지점을 개설하는 등 오프라인 영업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지점을 시작으로 최근 광주지점까지 전국에 10개 대면채널을 확보했다. 이처럼 하나HSBC생명은 대면채널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녹십자생명 인력을 적극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HSBC생명은 1년전 대면채널지점 1호인 서울지점 개설에서도 그랬듯이 지난달 광주지점을 개설하면서 초기 멤버 모두를 녹십자생명 출신으로 채웠다”고 전했다.

하나HSBC생명은 지점장, 부지점장(SM; 세일즈 매니저), 리쿠르팅 매니저(RM) 등 3명을 기반으로 해 이번 광주지점을 열었다. 오픈멤버 모두가 녹십자생명 SM 출신이다.

때문에 하나HSBC생명을 향한 녹십자생명의 심기는 매우 불편하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녹십자생명 부사장 출신의 하상기 씨가 지난해 3월 하나HSBC생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녹십자생명 인력 이동이 본격화됐다.

당시 인력유출이 상당 수준에 이르자 녹십자생명은 을지로 하나HSBC생명 본사 앞에서 ‘부당스카우트’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갖기도 했다.

임원 등 한 조직의 장급이 경쟁사로 자리를 옮기면 덩달아 초기에 인력이 소폭 이동하는 현상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1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동안 하나HSBC생명이 녹십자생명 영업조직에 집착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녹십자생명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하상기 부사장 시절 S사를 벤치마킹해 SM제도를 도입했다.

녹십자생명은 이 조직을 육성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해당 인력에 대한 투자를 영업실적 확대로 연계시키려고 하면 하나HSBC생명이 야금야금 인력을 빼내가고 있는 것이다.

하나HSBC생명 입장에서는 잘 훈련된 인력을 이른 바 ‘손 안대고 코풀기’식으로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하나HSBC생명 행태에 대해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적 측면에선 큰 문제가 없어 보이나 기업의 윤리 상도의(商道義)면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평했다.

한편 하나HSBC생명은 지점장, 부지점장 등 기본 인력만으로 대면채널 지점을 우선 개설하고 점차 설계사 선발 등을 통해 지점 규모를 갖춘 후 영업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영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만 많은 사업비 지출이 예상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통상 지점 개설 후 대략 1년여가 지나야 정상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다. 이 기간 설계사 영입비용, 사무실 임대비용 등 사업비 지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투자비용 회수 등을 포함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얘기다.

js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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