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매도 일천억 불과”…영향 미미

대부분 2년 만기로 반등여력 충분해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 증권사 ELS가 오명을 벗었다.

최근 주식투자자 사이에서는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목적으로 보유한 주식을 대량 매도해 추가하락을 부추겼단 오해를 받아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ELS와 최근 주식시장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장중 코스피가 1685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9일 원금비보장 ELS 잔액은 16조2000억원(전체 22조5000억원의 72%)으로 이중 1조1000억원(7.0%)이 원금손실한계선(knock-in barrier, 이하 녹인 배리어)에 도달했다.

녹인 배리어에 도달한 ELS의 대부분은 개별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종목형 ELS의 15.8%가 배리어에 도달한데 비해 지수형 ELS는 0.1%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이번 증시 급락기에 증권사가 ELS 헤지 목적으로 보유한 주식 중 출회된 물량은 약 1000억원으로 같은 날(지난 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인 13조원 대비 0.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즉 현재까지 녹인 배리어 발생으로 인한 증권사의 보유주식 매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

증권사들은 ELS의 녹인 배리어가 발생하면 더 이상 적극적으로 헤지할 필요성이 없어지므로 그동안 보유했던 주식의 일부를 매도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녹인 배리어가 발생한 주요 종목 보유주식 증권사 매도규모는 전체 녹인 배리어 금액 1조1000억원의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ELS 발행사가 보유주식을 적게 매도한 것은 원금 비보장 ELS의 89%(14조4000억원)가 올해 발행된 것으로 만기가 돌아오기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통상 잔여 만기가 2년 이상 남아있는 ELS는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어 녹인이 발생하더라도 증권사는 보유주식 매도에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

금감원이 지난 9일 종가기준 코스피 1801 대비 20% 추가 하락을 가정해본 결과 원금 비보장 ELS의 13.4%(2조2000억원)가 녹인 배리어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들이 현재와 유사한 수준으로 보유주식을 매도한다면 약 2000억원 내외의 개별주식이 출회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수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급락이 시작된 8월 둘째주에 일평균 ELS 환매금액은 42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셋째주에는 14억9000만원으로 줄었다”며 “전체 ELS 잔액인 22조5000억원에 비해 미미한 규모로 대량 환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 역시 ELS 만기가 1년 이상 남았다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처분하지 말고 시간적 여유를 가지며 반등을 기다리는 게 효과적인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현재 ELS 환매를 요청하는 고객이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ELS 상품만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녹인 배리어 터치에 따른 매도 물량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며 현재로선 반등을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안한 투자심리 역시 ELS 매도를 자극시킬 수 있지만 이에 현혹되지 않도록 유연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bg1219@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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