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력 없어도 요직 선임 감행

<대한금융신문=이남의 기자> 최근 금융권에 정치권 인사의 재취업이 활발해지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4일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신용정보는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사자는 신임 부사장에 선임된 류명열씨. 그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인물로 금융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

이 때문에 ‘특혜 인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IBK신용정보는 채권추심이 목적인 곳으로 여신상품을 판매하거나 개발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전문 금융기법과 신용을 공유하는 곳이면 금융 관련 전문인이 필요하지만 신임 부사장은 경제 석·박사 출신으로 국회사무처 1급 고위직을 역임하는 등 경제면에선 능통한 인재로 IBK신용평가 부사장 자격에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정치권 출신 인사들의 금융권 진입 논란은 금융공기업 상임이사 채택에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5월 주택금융공사의 신임 이사로 임명된 이해돈 전 서대문구청장 권한대행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서대문구청장 후보로 나온 정치 관료 출신이다.

그 역시 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해 자격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또한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6월 안택수 이사장 연임을 앞두고 노조 측이 ‘정치권 배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조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며 연임 반대운동을 전개했으나 안 이사장은 신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이사장직을 연임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등 금융당국의 재취입이 금지돼 낙하산 관행이 깨지는 듯 했지만 정관계 인사들이 아직도 금융권 요직에 자리하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며 “전문성이 부족한 문제를 넘어 회사에 대한 애착이 적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본업의 일보다 다른 곳에 더 관심을 두고 있어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신보 안 이사장은 연임 후에도 총선 출마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주변의 우려를 확산시켰다는 후문이다.

namy@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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