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추석이다. 추석하면 고향길 교통정체부터 도착하자마자 음식상 준비에 주방의 분주한 모습, 오랜만에 만난 손자들을 보며 반가워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웃음, 성묘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이 즐거운 시간이 척추에게는 괴로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차례상을 차리느라 바쁜 주부와 노화로 척추관절이 약해진 노인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차례상 음식 준비에서 성묘까지 각 상황에 맞는 허리건강 지키는 전략으로 올 추석은 허리 건강을 지키며 보내보자.
 
●갈 길 바빠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잊지 마세요

오랜만에 보는 친지들의 얼굴이 반갑긴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되는 것이 바로 멀고 먼 귀성길, 귀경길이다. 연휴의 첫날과 마지막 날을 차 안에서 꼬박 보내고 나면 피로는 쌓일 대로 쌓이고 온 몸 구석구석이 쑤시지 않는 곳이 없다.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되면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간다. 핸들을 잡고 긴장한 상태로 앉아있다 보면 온몸의 근육이 경직돼 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운전 중 발목이나 무릎근육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피로가 심해진다.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피로누적과 그로 인해 생기는 근육통을 예방하기 위해선 중간 중간 휴식이 필수. 틈틈이 휴게소에 들러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도록 한다. 바른 운전자세 역시 중요하다. 등받이는 110도 정도로 유지하고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고 등을 등받이에 붙인다. 얇은 쿠션을 허리에 받치는 것도 허리의 굴곡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가 운전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역시 장시간 이동이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고속버스, 기차, 비행기 등 대중교통은 자가용에 비해 좌석이 좁고, 좌석의 위치를 마음대로 조정하기 힘들어 허리, 무릎 등에 무리가 가기 쉽다. 대중교통 역시 허리를 곧게 펴고 엉덩이를 깊숙이 넣는 자세가 중요하다. 수면을 위해 등받이를 뒤로 젖힐수록 좋은 자세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뒤로 8~10도 정도 가볍게 기울이는 것이 허리의 S자 곡선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다. 머리를 창가에 기대거나 옆으로 돌린 자세도 경추질환을 유발하는 나쁜 자세다. 목을 바르게 하기 위해 튜브형 목 받침을 미리 준비하거나 수건을 말아 목 뒤에 개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명절 가사노동으로 주부의 허리는 혹사 당해요

명절이 끝나면 주부들은 허리, 어깨 할 것 없이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하소연하기 일쑤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느라 하루 종일 서서 일하거나 목을 계속 굽히고 일하면 어깨 근육이 심하게 긴장되고 목의 정상적인 만곡이 무너져 일자목을 유발하고, 목 통증까지 발생한다.

또 상을 차리느라 바닥에 계속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허리 근육에도 무리가 따른다.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일시적으로 압력이 증가하면 상태가 좋지 않은 디스크가 돌출되어 허리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가 굽어져 있는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척추 후방의 압력이 증가돼 척추 후방의 인대와 근육이 긴장되거나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디스크 탈출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발까지 내려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다리가 쉽게 저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전을 부치는 등 쪼그려 앉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쪼그려 앉아있다가 일어나는 자세를 반복하게 되면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해친다. 무릎 관절이 펴질 때 체중의 9배나 되는 부하가 걸리며 무릎을 완전히 구부릴 때는 체중의 7~8배까지 무릎에 압력을 가하게 된다.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송주현 원장은 “허리 근육과 인대가 약한 중년 여성의 경우 명절기간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허리에 무리가 갈 경우 허리를 삐끗하는 급성 요추염좌가 생기기도 한다”며 “그대로 두면 퇴행성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퇴행으로 척추가 약한 어르신들, 손자는 마음으로 예뻐해 주세요

오랜만에 본 손자와 보낸 즐거운 한 때가 허리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반가운 마음에 번쩍 안아 올리면 순간적으로 허리에 아이의 몸무게의 4배에 달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5kg의 아이라면 20kg의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뜻.

그러므로 아이를 안을 땐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몸에 붙여 안아 주고 가급적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일어날 때도 무릎을 이용해야 허리에 받는 압력이 줄어든다. 또한 아이의 앞쪽보다는 등쪽으로 안는 것이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아기 띠가 쳐져 아이가 밑으로 쳐지면 무게감을 더 느낄 수 있으므로 아기띠를 자주 조정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오랜만에 오르는 성묘길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것도 노인들에게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퇴행으로 골밀도가 많이 감소된 상태에서 골절이라도 일어나게 된다면 젊은 층의 골절보다 상태가 심각하기 일쑤다. 평소에 운동량이 적었다면 갑작스럽게 많이 움직이면 근육이 풀어지지 않아 급성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산에 오르기 전 앉았다 일어서기나 팔과 어깨를 풀어주는 등 충분한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짧은 연휴라고 후유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추석은 연휴가 주말에 걸쳐 있기 때문에 연휴 마지막 날은 한 주간의 피로와 명절 피로가 겹칠 것이 예상된다. 더구나 연휴가 화요일에 끝나기 때문에 피로회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상에 복귀하게 되면 한 주를 명절 증후군으로 고생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송주현 원장은 “명절 후 요통이나 근육통이 생길 때는 따뜻한 찜질이나 목욕을 하면 통증이 다소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며 “통증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송주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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