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 전선형 기자>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오래 사니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지나친 낙관주의다. 우리나라 평균 은퇴나이를 50세라 가정할 때 당신에겐 50년의 긴 노후 생활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후는 경제력과 일거리를 만들어 놓지 못한 이에겐 악몽일 뿐. 행복한 노후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금융업계 화두는 ‘고령화’

고령화가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것은 오래전이다. 1982년, 이미 UN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세계 회의’를 개최하며 고령화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에 고령인구(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7%를 넘으며 본격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9년에는 ‘고령사회’(고령 인구 비율 14% 이상)에 진입, 그로부터 7년 뒤인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고령 인구 비율 20% 이상)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소요기간이 115년인 프랑스의 6배,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보다도 4~5배 빠른 속도다. 평균수명도 늘어나 현재 79.6세에서 2050년에는 88세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은퇴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재 평균 은퇴정년은 54.5세. 하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신입사원 입사 후 부장까지 승진하는 비율이 5%에 불과하는 등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들의 노후준비를 위한 금융 상품 가입이 급증함은 물론 금융사들도 노후 및 은퇴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을 쏟아내며 시장선점을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노후설계의 원조 생보사

노후상품의 대표는 바로 연금이다. 특히 퇴직 및 개인연금은 은퇴 후 삶을 위한 최소한의 대비책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은행, 증권 등 많은 금융사에서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한 퇴직연금상품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연금의 원조 격은 단연 생명보험사다.

생보사의 경우 1963년 퇴직연금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퇴직보험이 도입될 때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연금시장 점유율 70~80%를 차지하며  절대강자로 군림해 왔다.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26.7%를 기록하며 은행에 살짝 밀렸지만 퇴직연금사업자별로 따졌을 때는 삼성생명이 4조5000억원으로 금융권 1위를 유지, 여전히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최근 생보사들은 노후보장을 위한 단순한 퇴직연금 상품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은퇴설계를 위해 은퇴전문가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시니어 후원 사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노후설계 원조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이미 자체 은퇴연구소를 설립, 체계적인 노후플랜을 제시하고 나섰다. 은퇴연구소를 통해 국내 은퇴문화의 문제점을 심도있게 파악하고 각종 컨퍼런스 등을 통해 은퇴에 대한 교육과 인식 확대에 앞장선 것이다.

특히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국내 최대 규모로 연구조사팀, 퇴직연금팀 등 5개 팀과 학계 인사 및 전문가로 구성된 10명 내외의 외부 자문위원단 등 100여명의 연구인력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다.

또한 PCA생명은 은퇴설계전문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은퇴설계 소양과정 교육인 ‘제3기 인생대학’ 사이버 교육을 후원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서울대와 함께 전문적인 은퇴플랜을 위한 ‘은퇴설계전문가 양성과정’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고객맞춤형 은퇴상품 봇물

인구의 고령화와 은퇴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생보사들도 이에 따라 ‘고객 맞춤형’ 신상품들을 출시하고 나섰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들이 최근 3년간(2008년 4월~2011년 3월) 출시한 평균 상품 건수는 1836건으로 이중 신상품 출시가 526건, 기존 상품의 내용을 일부 변경한 상품 출시는 1310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개발된 신상품 491건 중 172건은 은퇴시장 공략과 고객 맞춤형 상품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장기간병 상태가 될 경우 연금을 두 배로 지급하는 ‘장기간병 연금’ △연금의 보증지급기간을 100세까지 연장해 종신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보험’ △생존과 장해를 담보하는 연금보험으로 15세 미만의 어린이도 가입 가능한 ‘어린이 연금보험’ 등이 신(新) 은퇴상품으로 개발?출시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후자산 준비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연금보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공적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보충하는 장기간병보험, 실버계층 전용상품 등 고령화시대에 대비하는 각종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생보사들이 100세 보장을 전제로 변액연금은 물론 암보험, 효보험 등을 내놓으며 체질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 삼성생명, 기존의 변액연금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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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이제 연금보험으로 수익성과 안정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삼성생명의 ‘Top클래스변액연금(무배당)’은 기본적으로 변액연금의 장점인 수익성을 추구하지만 수익률이 130% 도달하면 고객이 원할 경우 실적배당형에서 공시이율형으로 연금전환돼 안정성까지 갖췄다.

공시이율형 연금을 선택하지 않고 계속해서 실적배당형으로 적립액을 운용하더라도 연금이 지급되는 시점에는 130%가 최소 보장된다.

또한 가입 이후부터 투자실적이 계속 저조해 연금 적립액이 한번도 130%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연금개시 시점에서 적립액 최저 100%가 보증된다.

한편 변액연금의 기본적인 특징인 수익성은 더욱 극대화했다.

연금 보험료를 납입하고 적립해 나가는 기간은 물론 연금지급이 개시된 이후에도 고객의 선택에 따라 연금재원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하는 등 실적과 연동해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적배당형으로 계속 운용한 경우라도 연금지급 기간동안 적립금의 최대 50%까지는 노후설계자금으로 설정해 펀드 투자가 가능하며 이 실적에 따라 연금지급액이 늘어날 수 있도록 했다.

연금을 받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100세까지 연금지급을 보증해주는 ‘100세 보증형’을 도입했고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연금수령기간 중 사망하더라도 배우자가 나머지 연금을 100% 수령하는 ‘부부형 100% 지급형’,  30년 동안 연금을 지급하는 ‘확정연금 30년형’ 등 새로운 연금지급형태를 도입했다.

‘업종대표주 펀드’ 등을 추가해 운용펀드도 9개로 늘려 고객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했다.
 
- 교보생명, 연금수령은 물론 건강케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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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배당·중도인출도 가능
 
다달이 받는 연금과 더불어 건강케어서비스까지 제공해주는 보험이 등장했다.

교보생명의 ‘교보100세시대변액연금보험’은 연금 적립금을 연금수령 기간에도 펀드에 투자해 연금액을 늘려주는 한편 일정금액 이상의 보험료 납부 고객에게 치매 및 질병에 대한 ‘실버케어서비스플러스’를 제공한다.

우선 이 상품은 연금 개시 후에도 계속 펀드에 투자해 연금액을 늘려줘 투자실적이 좋으면 연금재원이 늘어 3년마다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운용펀드는 코리아인덱스혼합형, 글로벌인덱스혼합형, 단기채권형, 채권형 4가지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주식편입 비중은 연금 개시 이전은 50%, 이후에는 30% 이내로 운용한다.

또한 투자실적과 관계없이 한 번 오른 연금액은 그대로 보증지급하며 연금 개시 이후 중도에 적립금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월보험료 100만원 이상 가입고객에 한해 실버케어서비스플러스를 제공한다. 실버케어서비스플러스란 연금을 받기 전에 암이 발병하거나 연금을 받기 시작한 후에 치매나 장기간병상태가 되면 이에 대한 치료와 회복을 돕는 특별서비스다.

또 기존 연금보험과 달리 연금을 받는 도중 사망하더라도 남은 적립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사망보장 기능도 있다.

돌려받은 적립금으로 유족의 생활자금, 교육자금, 자녀결혼자금 등으로 활용하거나 고액의 재산가의 경우 상속세 재원으로 이용가능하다.

보험 가입연령은 만 15세부터 65세까지며 연금개시 시점은 55세부터 80세 사이 중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 메트라이프생명, 암보장 100세까지 걱정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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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갱신으로 평생토록 보장
 
그동안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암보험도 고령화시대에 맞춰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무)100세 Plus 종신암보험’은 기존 암보험 상품과 차별을 두고 실질적인 보장내용을 크게 강화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평생보장과 두번째 암에 대해서 암진단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기존 80세 만기 및 선지급형태로 종신 보장해 오던 상품과는 달리 이 상품은 주보험을 통해 보장기간 제한이 없어 평생보장이 가능하며 한번 정한 보험료는 변함이 없는 비갱신형이다.

또한 첫번째 암의 진단확정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 첫번째 암과 다른 기관에 진단확정 된 두번째 암에 대해서도 암진단금을 지급한다.

특히 일부 암보험 상품은 두번째암 진단금을 CI(치명적질병)보험에서 보장하는 중대한 암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이 상품은 두번째 암 보장을 일반암까지 포함해 보장 범위를 넓혔다.

또 첫번째 암에 발병 후 두번째 암 발병없이 사망하는 경우에도 특약 가입금액의 50%(최고 1500만원)를 지급한다.

게다가 새로운 암위험률 적용을 통해 가입나이를 기존 55세, 60세에서 65세로 확대했다. 이는 기존 암위험률이 고연령자 경험통계 부족으로 사실상 현실에 적합한 위험률과 보험료를 산출할 수 없었던 점을 개선한 결과다.

이밖에도 소액암(기타피부암, 갑상샘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진단특약, 정기특약, 고액암진단특약, 암케어Ⅱ특약 등 다양한 특약을 통해 보장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보험 가입나이는 만 15~65세며 보험기간은 종신, 보장되는 금액한도는 1000만원~1억원(일반암 5000만원+고액암 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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