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이창섭 위원장

▲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이창섭 위원장     ©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이남의 기자>지난 21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6대 이창섭 위원장이 선임됐다.

지난 2004년 2대 부위원장직을 시작으로 위원장직 2대째 연임 등 총 10여년을 노동조합에 몸담은 그는 ‘금융감독기관 내 노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강조하고 있다.

올해 42세. 젊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노동조합을 묵묵히 이끌고 있는 이창섭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6대 위원장 연임에 성공했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소감은.

이번 선거에선 직원의 80%가 투표에 참여, 90%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연임에 성공했다.
예보는 600여명의 직원 중 500여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했을 정도로 가입률이 높다. 이는 사측과의 신사협정에서 나온 결과로 3급 이하 직원까지는 조합원으로 칭하지만 2급 이상 직원에게는 노조 가입을 제한했다. 즉 많은 직원들에게는 노조 가입에 대한 의무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사측과의 대립구도를 방지키 위해 상위직에게는 자율성을 준 것이다.

이는 직원들의 참여를 높일 뿐 만 아니라 조합의 구성, 추진력을 올렸으며 사측과의 돈독한 관계를 쌓는데도 일조했다. 금융감독기관에서 노동조합은 중요한 단체다. 전직원이 단합함으로서 단체가 건강해짐은 물론 건강한 감독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노동조합의 일원이자 책임자로서의 경험을 오는 3년간 모두 쏟아낼 생각이다.
 
-올해부터 저축은행에 대한 조사권한이 확대됐다. 감독기능이 커진 것에 대한 견해는.

과거부터 예보의 단독조사권은 필수적이었다. 저축은행의 부실을 막고 나아가 기금손실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독조사권을 넘어 교차검사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 교차검사를 하면 검사받는 금융사의 부담은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감독원과 부실기관과의 비리 등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이는 단일금융감독기관인 감독원을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이 생김으로써 비리문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차등보험율 제도 도입을 앞두고 은행, 증권, 보험 등 타권역에 대한 확대 검사 및 조사도 요구된다. 차등보험료율 제도의 시행 주체가 예보인 만큼 예보기금 운영에 있어 독립적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 이후 감독기구에 대한 재편 논의도 예상할 수 있다. 노조가 준비하는 것은.

예보는 올해를 분기점으로 정치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조는 예보가 예금보험기구로서 독자성이 강화되고 감독기관으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내부 조직력을 튼튼히 꾸리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 임직원들로만 구성된 예금보험제도 발전협의회를 꾸리고 공사의 확고한 위상을 정립할 계획이다. 이는 노조와 별도의 단체로 예보 안에 중요 단체가 될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 후 많은 직원들이 지방으로 파견 돼있다. 파견직원들의 업무 향상을 위한 노조의 역할은.

지난해부터 10여개의 저축은행들이 문을 닫으면서 예보 직원들이 예금 피해자에게 안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피해자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애로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동안 예보는 우수한 인적자원을 자랑해왔다. 직원들은 오랜 노하우를 통해 민원을 제어하고 업무를 수월히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이들의 사기진작과 업무향상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파견직들의 여가비용을 올렸다. 또한 노조위원장, 부위원장이 직접 구역을 탐방해 현장에서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본사에 전달하는 등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예보의 주요 덕목인 청렴, 윤리경영을 위한 노조가 해야 할일은.

 현재까지 예보는 감독비리로 인해 문제시 된 선례가 없다. 이번 저축은행 사태에서도 감독원과 함께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정상 처리됐다. 이는 예보직원들이 투명성과 정확성으로 검사,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예보에서 부실행태로 감독비리가 발각될 경우 경영진에서 강력한 문책이 내려지더라도 노조에서는 수용할 의사가 있다.

이어 노조가 직접 나서 청렴, 윤리경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금융감독기관은 ‘청렴함’이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투명성을 바탕으로 자율적 감독권한을 내세울 때 진정한 감독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3년, 예보의 전 직원들이 청렴을 기반으로 단합할 것이다.

namy@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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