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카드사 - 은행

올해 제휴사례 전무

수수료 인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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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체크카드 발급을 놓고 시중은행과 전업 카드사(삼성, 롯데, 현대) 간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통한 전업계 체크카드 발급을 전면 허용한 올초 이후 제휴를 맺은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하나은행도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 업계가 이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에 난항을 보이는 원인은 수수료 문제 때문이다.

지난 1월 금융당국은 계좌이용 허용과 더불어 0.5%에 달했던 계좌이용 수수료율을 은행계와 동일한 수준인 0.2∼0.3% 인하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수료율을 내린 은행은 단 한곳도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은행 입장에서는 계열사 아닌 경쟁사에게 동일한 수수료를 받는 것이 탐탁지 않았던 것”이라며 “다만 금융당국의 압박과 고객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추진을 고려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또 은행들은 카드사들이 원하는 데로 은행의 문을 모두 개방할 경우 자칫 전업 카드사들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라며 “금융당국의 강제성이 없는 한 시중은행과 전업 카드사간의 제휴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계좌이용이 허용되더라도 ATM을 통한 현금인출까지는 개방할 수 없다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업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일부 은행들도 현금인출 기능은 불가능한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중은행 중에 유일하게 전업계에 관대했던 것이 우리은행인데 최근에는 전산교체 등을 하면서 고객정보 유출을 우려해 전업계 체크카드의 현금인출을 중지했다. 또 적극적이었던 하나은행도 최근에는 미온적 태도로 돌아섰다”며 “시중은행을 통해 전업 카드사의 체크카드가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한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기업 간의 거래까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실 계좌이용이 전면 개방되면 은행입장에서는 계좌확보가 가능해지고 카드사 입장에서는 회원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현재 자신들의 실익만 따지다 보니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고객의 편의를 위해 양 업계의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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