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인 이준일 펀드마스터
저명한 역사가였던 E.H.Carr는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상호작용의 계속적인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즉 역사가의 주관과 사실 그 자체로써의 역사가 따로 존재하며 역사가의 해석에 의해 역사가 쓰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의 패턴은 현재에 끊임없이 되풀이 되며 역사가에 의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주식시장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가는 애널리스트와 주식투자자 사이의 상호작용의 계속적인 과정이며 현재의 시장상황과 과거의 시장상황과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말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잠시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해 보기로 하자.

세계 주식시장 특히 미국시장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는 1920년대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발생한 버블이 꺼지면서 생긴 1930년대 초의 대폭락일 것이다. 이때 미국의 주식시장은 약 10분의 1로 꺼지면서 파국으로 치달았고 50년대 중반까지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미국은 또 베트남전에 따른 국가채무와 1, 2차 오일 쇼크, 저축대부조합 파산사태, 아시아 금융위기, IT버블, 9·11테러 등을 겪었으나 모두 지금과 유사한 정책인 달러유동성 공급을 통해 위기를 잘 넘겨왔다.

그러나 유사하지만 이러한 앞선 여러 위기와 2008년의 금융위기 사이에서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현재의 경제는 이머징시장의 급성장과 자본주의 시장으로의 진입을 통한 다른 차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더욱 크고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이전의 금융위기는 변두리지역이나 작은 부분에서 생긴 문제이지만 지금의 위기는 세계경제의 중심에서 일어났으며 또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세력들의 몰락에 의해 진행된 문제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든다면 현재의 위기는 이전에 없었던 진보된 금융공학적인 기법 중 하나인 파생상품을 통해 일어났다는 것이다.

미국의 IB(투자은행)들은 자기자본대비 20배 이상의 큰 레버리지 자산을 운용하며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키워 왔다.

미국정부의 허가아래 거의 감독을 받지 않고 고위험의 금융파생상품을 양산해 낸 것이 그 규모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30년대 대공황도 그랬듯이 이번 위기에도 ‘주가가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격언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L자형 또는 U자형 반등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견해가 무색하게 시장은 V자형 반등을 실현하였고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신흥국은 전고점을 회복하거나 V자 반등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유럽위기는 어떻게 지나갈 것인가?

미국에서 시작된 서로 물리고 엇갈린 선진제국의 돈 맥은 역사이래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이하였고 지금까지 QE1(1차 양적완화), QE2(2차 양적완화) 라는 카드로 잘 극복해 오고 있다.

어쨌든 2008년 미국을 지나 2009년 영국의 위기도 지나갔고 이제 유럽의 위기도 끝자락에 도달해 있다는 느낌이다. 1998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한국도 당시 금융위기를 지나 V자 반등에 성공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의 위기는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한 원인과 해법을 떠나 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어쩌면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나올 수도 있다.

지금이 오히려 투자하기 좋은 시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한 해법은 적립식 투자이며 시간과 목표수익률에 대한 결정이다. 이 간단한 방법으로 우리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적정한 수익창출이 가능했었고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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