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읽다보면 온통 어두운 이야기다. 사회적으로도 흉포한 범죄 소식이 잇따르고 있으며 경제는 두말할 것도 없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수출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내수마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업률은 개선될 기미가 없고 가계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게다가 집 없는 서민은 전세값 폭등으로 집을 가진 주택소유자는 대출금 상환과 집값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가계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고 기업은 기업대로 잔뜩 움추린 채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말 어려운 때임에 틀림이 없다.

수치를 찾아보면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1.2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동방예의지국을 자랑했던 이 땅에서 자녀들과 떨어져 쓸쓸히 살아가는 독거노인이 119만명에 달한다. 매년 유배우 인구 1000쌍당 9.4쌍이 이혼을 하고 있고 부모 중 한쪽이 없는 편부모 가구가 2010년 기준 159만5000가구에 달한다.

이러한 숫자는 우리 사회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더 각박해지고 빈부 격차 또한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하고 보살펴야 하는 약자와 소외계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약자와 소외계층, 어려운 이웃을 위한 대책을 생각할 때 우선 기대하기 쉬운 게 정부의 복지재정 지출 확대다. 그러나 정부의 복지예산을 확대하는 것은 아주 신중해야 할 사안이다. 국민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일정수준의 복지는 당연하고 필수적이지만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것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식의 복지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복지확대는 가계와 기업의 세금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부메랑이 돼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난에 빠진 유럽 국가들의 대부분이 과도한 복지지출로 재정이 악화됐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것은 환난상휼, 십시일반 등에 담긴 서로 돕고 의지하고 위로하는 전통적 미덕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국난이 닥치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합심해 극복하고 이겨내지 않았던가.

시민사회와 기업들이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기부나 자원봉사활동과 같은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늘려야 할 것이다. 요즘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복지 관련 단체도 늘어나고 재능기부, 교육기부 등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 최근 기업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수혜에 보은하는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필자도 생명보험업계의 사회공헌활동에 작게나마 역할을 맡으면서 나눔과 상생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또 우리 주변에 독거노인, 장애우, 희귀난치성 질환자,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회적 의인(義人) 등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고, 좋은 일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불교에서는 무재칠시(無財七施)라 하여 재물이 없이도 베풀 수 있는 게 '웃는 얼굴', '친절' 등 7가지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는 '자선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모두 축복하는 것이므로 미덕 중에 최고의 미덕'이라는 격언을 남겼다. 남을 돕는 일을 크게 생각하고 어려워하기보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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