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수석이코노미스트

올 상반기 글로벌 경제는 미국과 중국(G2) 경제의 엇갈린 행보 속에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가시화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무역불균형 현상이 일부 시정되면서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신흥국 대비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에서 선진국과 신흥국간 비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통화정책면에서는 미국에 이어 일본이 강력한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등 가파른 엔저 현상이 일본 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반면 글로벌 환율 갈등을 조장하면서 특히 수출 경합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다만 최근 미(美)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아베노믹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선진국 국채 금리 상승과 함께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예측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며 둘째는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 셋째는 중국경제의 둔화 등이다.

한국경제 및 금융시장 역시 상기한 요인들에 의해 다소간의 부침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필자는 하반기 여러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해지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2 경제의 추가 악화가 제한되면서 글로벌 교역량 확대 조짐이 시현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글로벌 경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견지한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그간 부진을 보였던 신흥국 경제의 회복이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며 각종 불확실성 요인들에 따른 불안감은 있지만 금융시장 역시 추세적인 개선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미국경제는 자동 재정삭감 조치(sequester) 시행 등에 따른 심리적 위축 등으로 나타난 일시적 둔화(soft patch) 국면이 일단락되고 점진적인 회복세를 시현할 전망이다.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당분간 유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추가로 강화될 것으로 보여 미국경제가 강한 성장은 아니나 무난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중국경제는 도시화와 구조개혁이 동시에 단행되는 가운데 더딘 회복세를 시현할 전망이다.

다만 중진국 함정과 금융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내수시장 확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은 중장기적으로 중국경제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유럽경제는 유럽연합(EU)의 긴축 후퇴가 실물경제의 추가 악화를 제한하면서 글로벌 수요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 개선시킬 여지가 존재한다.

일본경제는 글로벌 경기회복 및 엔저 효과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한편 관련 제조업 생산 및 투자확대도 가시화되면서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 및 고용여건 개선에 따른 소득수준 제고 등을 감안하면 민간소비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내 실물경제 측면에서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부진과 수출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회복세가 더뎠던 한국경제는 하반기 기저효과와 함께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 등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과 한국은행의 총액대출한도 확대 및 기준금리 인하 등 폴리시 믹스(Policy mix, 정책조합) 효과가 내수와 수출이 고르게 성장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수출 및 내수지표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으며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 4월 상승 반전해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황이다.

내수 측면에서 보면 하반기 민간소비가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더디게 개선되는 가운데 기업 설비투자 회복세가 먼저 가시화될 전망이다.

민간소비도 강한 탄력은 아니나 경기부양책 기대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과 가계부문의 평균소비성향이 개선되고 있음을 동시에 고려하면 강하지는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훼손 우려가 일부 있지만 현지생산 확대 및 엔화 약세 속도조절 가능성을 감안하면 회복강도 약화는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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