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대출상환 포기 4만4천명

금융회사에는 수익 타격 부메랑

#6월 17일 트로트 가수 송대관 씨는 수백억원의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워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토지개발 사업에 뛰어든 부인의 대출금 채무를 연대보증했다 200억원의 빚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최근 이처럼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소액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회생 신청도 늘고 있어 개인소액신용대출을 주로 해온 2금융권 회사들의 수익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회복위원회와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5월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4만4172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9.9% 늘었다. 게다가 2010년 4만6972명, 2011년 6만5171명, 2012년 9만378명 등 연간 증가하는 추세다.

개인은 회생신청을 통해 월평균 소득에서 생계비를 뺀 나머지 금액을 일정 기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최대 9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사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던 이자를 받지 못해 원리금 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게다가 개인회생채권이 발생하면 대손충당금도 고정채권 수준으로 쌓아야 해 경영에 타격을 준다.

참고로 저축은행 업계의 개인회생채권은 총 대출규모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정채권으로 분류돼 대출금의 20%까지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담보가 있는 경우에는 채권 회수에 시간이 걸려 부담이다.

만약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경우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금융사는 이를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회생 신청 기간 동안에는 처분이 불가능해 무수익자산으로 남아 있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빚을 갚지 않고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람이 늘면서 수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업체는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개인회생이 늘어난 이유는 다양하다. 신복위는 개인회생·파산의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민행복기금을 이용하지 못한 사람들이 또 다른 방도로 개인회생을 택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법무사 등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해주는 업체가 중간에서 고객들에게 개인회생을 부추기며 수수료를 챙기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 한 관계자는 “일부 법무사들은 ‘뭐하러 어렵게 돈을 갚으려 하냐’며 고객들을 유혹해 개인회생을 진행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연체율은 높아지는데 중개수수료 상한제 때문에 금리는 내려야겠고 역마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개인회생 신청자도 늘었다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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